여성·시민사회 인사 1000인 '새 정치주체 형성'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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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대거 참여한 시민사회 인사들이 8일 서울 태평로 언론회관에서 '새 정치주체 형성 1000인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민원기 기자>▶

원로학자 이효재씨 등 여성계 지도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시민사회 인사들이 새 정치주체 결성을 선언하고 나서 정치권 안팎 신당 추진세력과의 연대 등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이오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김상희 여성민우회 상임대표 등 여성단체 대표와 시민사회·학계·법조계·문화예술계 인사 1013명은 8일 서울 태평로 언론회관에서 '정치개혁과 새로운 정치주체 형성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1000인 선언'을 발표했다.

여성참여율 최고

참석자들은 “정치개혁이 정치권에 의해 좌절됐으며, 부패·지역주의 정치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 현실이 새 정치주체의 형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새로운 정치주체'가 “정치권에 일부 인사를 수혈하는 방식이 아니라 참여·자치·경제정의·여성 등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온 시민사회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오경숙 상임대표는 이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단체 주요인사들이 7월 이후 모임을 갖고 근본적인 대응을 준비했다”며 “정치권에 의한 정치개혁이 실현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러, 시민사회가 정치개혁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새로운 정치구조 형성에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새 정치주체'의 윤곽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날 선언에 참여한 한 여성은 “시민사회가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것은 분명 아니다”며 “기존 정치권에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되, 그 과정에 시민사회가 동참할 수 있음을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 합류 여부 주목

일각에선 이들의 움직임이 결국 민주당 내 신당파와 외곽 신당추진위원회의 신당 창당 흐름에 결국 합류하지 않겠냐는 전망을 하고 있다.

민주당 신당파의 한 인사는 “시민사회가 새 정치주체로 나서겠다고 선언한 만큼, 정치에 직접 뛰어들겠다는 뜻으로 안다”며 “신당을 하려는 사람들과 뜻이 맞는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합류해 오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그러나 선언을 주도한 최열 대표는 이날 “정치개혁을 촉구한 것일 뿐, 정당을 만들거나 힘을 합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참석자들은 이날 선언문을 발표한 뒤 '정치개혁과 새로운 정치주체 형성을 위한 기획단'(이하 기획단)을 발족시켰다. 15명(1차·서울)으로 이뤄진 기획단엔 이오경숙 대표, 김상희 대표, 조현옥 여성정치세력화민주연대 대표, 이김현숙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 등 여성계 인사 4명이 참여했다.

이밖에도 고 문익환 목사 부인 박용길 장로, 김재옥 소비자시민모임 회장, 정현백 성균관대 교수, 김민전 경희대 교수, 이이주 서울대 교수, 영화배우 장미희씨 등 400여명의 여성들이 1000인 선언에 참여했다. '여성계'로 나뉜 인사들은 319명으로 각 분야 참여자 가운데 가장 많은 수다.

배영환 기자ddarijo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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