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6시 베트남서 한국 강제 송환
명예훼손 및 아청법 위반(성범죄자 알림e 유포) 혐의
'박사' 조주빈 검거 직후 사법부 불신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2기 운영진, 승계적 공범관계 차원에서 공조수사 진행"

경찰청은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 30대 남성 A씨를 이날 오전 6시 베트남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뉴시스.여성신문
경찰청은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 30대 남성 A씨를 이날 오전 6시 베트남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뉴시스.여성신문

 

성범죄와 강력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해 ‘사적 제재’ 논란을 부른 ‘디지털 교도소’의 1기 운영자 A씨가 6일 오전 베트남에서 강제 송환됐다.

경찰청은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 30대 남성 A씨를 이날 오전 6시 베트남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A씨는 슬리퍼와 반팔 셔츠, 반바지 차림으로 입국해 취재진의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호송차에 올라탔다. A씨는 주수사관서인 대구지방경찰청으로 이동했다.

A씨는 지난 3월 ‘박사’ 조주빈(25)이 검거된 직후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강력한 단죄가 필요하지만 사법부를 믿을 수 없다며 인스타그램에 제보받은 디지털 성폭력 혐의를 받는 이들의 신상정보와 사진 등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인스타그램이 신고로 폐쇄되자 6월 해외에 서버를 둔 홈페이지를 제작해 홈페이지에 공개를 이어나갔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성폭력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이 무고하게 공개돼 피해를 입기도 했다.

또 이른바 ‘지인 능욕’을 요청했다며 고려대학교 재학생 B씨가 지난 9월 급격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급성 심장마비로 숨지는 사건이 벌어지며 사적 제재에 대한 논란이 더 커졌다.

A씨는 정보통신망법상 사실 및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과 청소년성보호법(아청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성범죄자 알림e'의 정보를 불법으로 외부에 가져와 공개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은 ‘성범죄자 알림e’의 정보를 공개처가 아닌 곳에 유포하거나 타인에게 공유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본다.

앞서 지난 5월 7일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씨의 신원을 특정한 후 인터폴 적색수배 등 국제공조를 진행했다. 캄보디아로 출국했던 A씨가 베트남으로 이동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베트남 공안부 코리안데스크에 요청, 지난달 22일 A씨에 대한 검거에 성공했다.

디지털 교도소는 앞서 B씨의 사망 이후 잠시 폐쇄됐지만 2기 운영자들에 의해 다시 열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4일 디지털 교도소를 재심의 하고 ‘접속차단’ 결정을 내렸다. 이보다 앞서 14일 심의에서는 불법 정보가 75%를 넘지 않는다며 과잉규제 가능성을 들어 불법 정보 일부에 대한 시정조치만 내렸다. 그러나 운영진이 시정요구에 응하지 않고 의견진술 기회를 거부함에 따라 최종 접속 차단 결정을 내렸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2기 운영진에 대해선 승계적 공범관계 차원에서 국제 수사기관 등과 다양한 협력을 통해 공조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IP 주소를 사용하는 것은 방심위와 신속하게 차단 삭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환 대상자(A씨)를 상대로 심도있고 면밀하게 수사를 할 것"이라며 "2기 운영진도 조기 특정해서 검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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