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제자, 여성계 인사 등 모여 추모

5일 오후 7시 경남 창원 경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이이효재 선생의 추모식이 열렸다. ⓒ여성신문

 

한국 여성학을 태동시킨 고 이이효재 선생의 추모식이 5일 빈소가 차려진 경남 창원경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이이효재 선생의 제자들과 각계각층의 인사가 모인 가운데 추모사가 이어졌다. 장례는 여성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지은희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 원장이 이날 제자 대표로 추모사를 낭송했다.

지 원장은 “스승님이 마지막까지 원했던 남북의 평화가 긴장상태인 것이 안타깝고 죄송스럽다. 많은 숙제를 안게 됐다”며 운을 뗐다.

과거 이이효재 선생과의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1969년 선생님을 만나 제자로 여성운동의 동지로 한 발짝 뒤에서 살았다”며 “숨가쁘게 따라갔지만 선생님은 저 앞에서 이끌고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숙제를 주시고 떠났다”며 “선생님이 여기 있는 우리 모두를 믿고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끝맺었다.

헌정사상 첫 여성 국회 부의장이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선생의 가르침을 받은 김상희 국회 부의장은 울음 삼킨 목소리로 추모사를 읽어내려갔다.

김 부의장은 “선생님을 뵐 때마다 느꼈지만 저런 선생님이 우리와 한 세대를 함께 한 게 얼마나 행운인가, 저런 여성 지도자를 이 시대에 가질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 생각했다”며 “우리들이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었고 세계를 이어받을 수 있었음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도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날 이 장관은 국민훈장 모란장을 선생에게 수여했다.

이 장관은 “수천년 전통의 기반을 변화시키는 것은 조용하고도 본질적인 혁명”이라며 “길 없는 길을 가야 하는 막막함을 따뜻하고 포용적인, 끈질긴 용기로 이겨내셨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생님의 업적을 국민훈장 모란장으로 기리게 돼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민주 정부가 국민을 대표해 드리는 훈장을 받아주심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개 숙였다.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은 “지금도 머물고 계신 듯 하다”며 “뭐하러 먼 길 왔느냐 하고는 미국 선거는 어떻게 될까, 코로나19 이후 기후위기를 해결해야 않겠냐며 선생님의 관심사를 풀어낼 것 같다”며 “여성의 이름으로 당신을 보낸다. 이이효재로 당신을 보낸다. 함께 해서 자랑스럽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명숙 전 총리는 건강상의 문제로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해 글을 보냈다. 김금옥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가 대독했다. 한 전 총리는 “가진 모든 것을 쌓아두지 않고 내어주신 분, 생의 끝까지 순수함을 잊지 않고 변화하고 진보하셨던 분이었다”며 “후배들이 닮고 싶은 선생님으로 기억한다. 가시는 길 평온하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발인은 6일 오전 7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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