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후보 2명을 뽑은 제2라운드 종료일(6일)을 앞두고 비대면 정상 외교를 통해 직접 지원 유세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WTO 선거에서 주요 영향력을 행사하는 러시아·독일 정상들과 통화를 갖고 유명희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또 최근에는 35개국 정상들에게 유 후보자를 지지해달라는 서한을 보내면서 직접 정상급 차원에서의 선거 유세를 뛰는 중이다.

유 후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선거 유세는 지난달 말부터 본격화됐다. 유 후보가 최종 후보 2명을 압축하는 제2라운드 진입에 떨어질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게 됐다고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에 후보 선출까지 주요 영향력을 행사하는 권역별 리더국 정상들과 통화를 갖고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 통화를 갖고 우리나라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아 진행된 정상 통화지만, 사실상 우리 측 후보에 대한 러시아 측의 지지를 요청도 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유 후보에 대한 러시아 측의 지지를 당부했고, 푸틴 대통령은 유 후보자에 대한 높은 평가에 공감했다.

이번 2차 라운드에 진출한 나라는 한국·나이지리아·케냐·사우디아라비아·영국으로 총 5개국이다. 이들 국가에서 배출한 후보자 중 오는 6일 최종 두 후보가 뽑힌다.

이러한 과정에는 미국·유럽·러시아·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을 포함해 164개 각 회원국들의 의견을 종합해 이뤄진다. 중앙아시아와 독립국가연합(CSI) 등에 주요 영향력을 행사하는 러시아의 지지가 이번 선거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사흘 뒤인 1일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 통화를 가졌다. 이번 통화는 우리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문 대통령은 유 후보자 지지를 요청하는 데 주로 집중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전화 통화를 제의한 것은 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한국의 유 본부장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요청드리기 위해서”라며 직접 언급했다.

그는 “유 후보자는 이러한 신념을 실현할 수 있는 비전과 역량을 갖추고 있고 WTO를 발전시키고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라 생각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에 “한국의 유명희 후보가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로 보고 있다”고 평했다.

유럽연합(EU) 내 영향력이 높은 독일의 지지를 반드시 얻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추석 당일 이뤄진 정상 통화는 유 후보자에 대한 유세 지원 차원이었다.

특히 공동 단일후보 2명을 제시하기로 한 EU 회원국들이 우리 측 후보를 포함시킬지 여부가 관건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EU에서 막강한 위상과 영향력을 갖고 있는 메르켈 총리의 지지를 확보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문 대통령은 독일, 스웨덴 등을 포함해 35개국 주요 정상에게 유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서신도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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