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누리꾼들 “정치하시나” “납량특집” 등 비판
2018·2019년 정보 전달 중심 추석 포스터와 비교 돼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페이스북 페이지와 네이버 블로그 등에 보름달과 낙엽을 배경으로 양복 차림으로 박능후 장관이 서 있는 추석 포스터를 올렸다.ⓒ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가 추석을 맞아 올린 온라인 포스터가 누리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정부 부처가 국민 세금을 들여 장관 등 개인을 홍보하는 듯 한 포스터로 비쳐져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페이스북 페이지와 네이버 블로그 등에 보름달과 낙엽을 배경으로 양복 차림으로 박능후 장관이 서 있는 추석 포스터를 올렸다. 이 포스터에는 ‘보건복지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추석을 보내실 수 있도록 쉼 없이 방역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라는 문구와 우측 상단에는 보건복지부 로고가 새겨 있다.

박 장관 외에도 복지부의 추석 포스터는 김강립 제1차관, 강도태 제2차관 버전도 지난달 29일과 30일 함께 올라왔다. ‘이번 추석 명절에는 집 안에서 머물며 충분한 쉼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따뜻한 추석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라고 각각 적혀 있다.

김강립 1차관이 등장한 복지부의 추석 포스터. ⓒ복지부
김강립 1차관이 등장한 복지부의 추석 포스터. ⓒ복지부

복지부가 코로나 방역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홍보 포스터를 게시해 온라인상에서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 꼭 이겨냅시다” 등 긍정적 댓글도 있었으나, 대체로 비판이 주를 이뤘다. “보건복지부 홍보물에 장관 얼굴 나오는 것 진짜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의료진 덕 보고 있으면서 일선에 있는 의료진들 등에 칼이나 꼽지 마시죠” “장관 얼굴이 나오는 홍보물은 왜 필요한 거죠? 진짜 세금으로 쓸데없는 짓만 할래요?” “연예인이냐?” 등의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이날 SNS에 해당 포스터를 공유하면서 “턱, 기가 막히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며 “이게 다 지구 온난화 탓이다. 날씨가 더워지니 이젠 추석에 납량특집을 한다. 월하의 공동묘지”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런 것을 전문용어로 ‘언캐니(uncanny)’라 부른다. 이상하고 괴상하고 섬뜩한 것을 가리키는 말”이라며 “초현실주의자들이 이 효과를 즐겨 사용했다. 그래도 탁현민(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신파보다는 이쪽이 낫다”라고 꼬집었다.

이번 추석 포스터는 복지부가 그동안 선보인 추석 포스터와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다. 복지부는 그동안 장, 차관 등 얼굴이 등장하는 대신 정보를 공유하는 추석 포스터를 공식 채널에 꾸준히 게재해 왔다.

복지부가 2019년 페이스북에 게재한 추석 포스터.ⓒ

복지부는 지난해 9월 11일 공식 페이스북에 ‘퀴즈 풀고 수요일엔 공유하자’라는 포스터를 올렸다. 포스터는 ‘추석 연휴에도 24시간 치매 상담이 가능한 치매 상담콜센터의 전화번호는?’문제를 내고 국민이 1899 뒤 빈칸을 댓글로 적어 선물을 받는 식이다. 이 포스터는 퀴즈를 풀면서 국민들에게 추석에도 24시간치매상담콜센터를 운영한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복지부가 2018년 페이스북에 올린 추석 포스터.

2018년 복지부 공식 페이스북에 ‘다가오는 추석,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는 포스터가 게재됐다. 이것 역시 정보 공유성이다. 포스터는 ‘추석 연휴 문 여는 병원, 약국 확인법 4가지’ 등을 카드뉴스 형식으로 설명했다. 연휴 기간 병원과 약국 정보가 필요한 국민은 △응급의료정보제공 앱(App) 서비스 △명절병원 검색 △응급의료포털 E-Gen △119나 129로 전화 문의 등을 비롯해 음식물로 인해 기도가 막히거나 의식을 잃은 환자 등에 쓸 수 있는 응급처치법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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