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보도… 코로나19가 영향 미쳤을 가능성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폐쇄된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지난 14일 한 시민이 혼자 벤치에 앉아 현수막을 바라보고 있다.ⓒ여성신문·뉴시스

 

지난달 목숨을 끊는 일본 여성이 1년 전보다 40% 이상 급증하면서 일본 자살 대책기관이 한국에 정보 공유 및 분석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살과 관련해 일본 당국이 한국에 자문을 구한 일은 이례적이다.

산케이신문은 21일 자살 방지 대책을 추진하는 일본 후생노동상 지정법인 ‘목숨을 떠받치는 자살 대책 추진센터’가 지난달 백종우 한국 중앙자살예방센터장에게 연락해 여성 자살자가 최근 급증하는 상황에 대한 배경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자살한 일본인 숫자는 184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가 증가했다. 이 중 여성이 65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0.1% 증가 폭이 더 커졌다. 일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숫자는 지난해보다 줄었으나 여성은 숫자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일본이 한국에 의견을 구한 데는 한국이 일본보다 올해 상반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자살한 여성의 숫자는 1942명으로 지난해보다 7.1%가 늘었다. 특히 3월(17.3%)과 4월(17.9%) 등이 여성 자살자가 많이 증가했다.

여성들의 극단적인 선택과 관련해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한국과 일본 양국의 자살대책기관은 코로나19 사태와 여성 자살률 급증 간 상관관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실직 등 경제적 어려움과 남편과 아이들이 집에 머무르면서 여성들의 가사, 육아 부담이 커진 영향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일 양측은 양국 여성들이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경기 악화, 실직 등으로 미래를 걱정하며 불안에 빠져 피로가 쌓여가지만, 휴교나 재택근무 등으로 오히려 발산할 곳이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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