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여! 리더로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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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리더십개발이 여성운동의 연장이라는 이화리더십개발원의 조형 원장. <사진·민원기 기자>

지금껏 사회를 주도했던 것은 권위적이며 획일적인 남성적 리더십이다. 하지만 다양하고 유연하며 수평적인 관계를 원하는 21세기는 생산과 변화를 이끄는 여성적 감수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시대 흐름에 맞춰 이화여대에서는 차세대 여성지도자 육성을 위한 이화리더십개발원(원장 조형)을 설립, 17일 문을 연다.

리더십개발원 조형 원장은 “남성 중심적 조직에서 잡초처럼 살아남기에 급급했던 여성들이 이제는 체계적인 리더십 역량을 키워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조 원장은 지금까지 여성들이 자신의 리더십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것은 남성 위주의 조직환경에 필요한 리더십만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남성 리더가 갖는 장단점과 여성 리더가 갖는 장단점은 분명 있다. 그러나 서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한데 사회는 지금까지 여성을 소수자로 생각하고 그 안에 내재된 에너지를 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조형 원장은 “이제는 자신이 속한 직장에서 새로운 눈으로 평가하고 계획할 수 있는 여성적 리더십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외국에서는 이미 여성들이 창의적인 발상으로 회사를 이끌었음이 검증됐다”며 “하지만 여성이라고 이런 능력이 모두 갖춰진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즉, 여성 리더십은 훈련이고 학습임을 강조했다.

리더십개발원의 교육과정은 여성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기존의 리더십 교육센터가 대부분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 리더십개발원은 중간 관리직급 여성들에게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조 원장은 “중간 관리직은 자신이 그만 두기 전까지는 무난히 회사를 다닌다”며 “하지만 여성이 고위직으로 올라가는 단계에서 어려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유리천장을 뚫는데 받침이 될 수 있는 기관이 될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 원장은 “리더십개발원이 이화여대에서 출발했지만 이화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성리더 100만인 양성을 모토로 민·관·학이 함께 여성의 리더십을 키우기 위한 범 사회적 프로젝트로 만들어 갈 것이다”고 밝혔다.

리더십개발원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사회학과 조형 교수가 원장이 됐다는 점이다. 조 교수는 여성운동 이론가의 대모로 여성운동의 방향을 이끌어 왔다.

조 교수는 “여성리더십 개발은 여성운동의 연장선상”이라며 “더 많은 여성들이 사회의 리더로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문제가 법이나 제도적으로 많은 변화를 이끌었지만 아직도 사회는 가부장적 문화가 팽배하다고 설명한다. 반면 젊은 여성들이 젠더나 여성주의를 기피하는 현상도 있다며 이는 여성운동이 상당한 부분에서 바탕을 이뤘기 때문에 나타나는 모습일 수도 있다고 한다. 조 교수는 “아직도 직장 여성은 평등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며 “이제 여성운동이 단순히 사회 참여의 확대가 아니라 리더로서 여성의 세력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리더십개발원은 현재 '여성정치 리더십 과정'과 '기업여성 리더십 과정' 각각 30명을 모집했다. 여성정치 리더십은 여성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오피니언 리더에게 정치를 제대로 보는 안목을 길러주기 위한 것이다.

리더십개발원 기획연구실 허순희 팀장은 두 과정 모두 비슷한 조직문화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팀으로 구성해 개인의 경험을 충분히 나누며 현장과 이론이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리더십 프로그램으로 만들 것”이라 한다. 즉, 이미 만들어진 몇 가지 이론으로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닌 여성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만들어 가는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 프로그램으로 끌어갈 예정이라 한다.

과정은 12주 일정으로 매주 화, 목요일 주 2회 수업이며, 이론 강의와 함께 그룹 토론, 실습 등 다양한 참여 학습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리더십개발원 측은 개원과 함께 시작될 첫 과정으로 '정치리더십 과정'에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김금래 한나라당 여성국장 등 각계 인사들 30여명이 이미 수강생으로 등록했으며, '기업리더십 과정'에는 LG, 삼성, 아시아나 항공 등 각 기업의 과장급 여성 직원 30여명이 참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강사진은 남궁석 민주당 의원, 장명수 한국일보 사장, 박승관 서울대 교수, 김수진 이화여대 교수 등 각계 전문가들과 기업체 임원들로 구성됐다.

동김성혜 기자dong@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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