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이유 징계위원회 회부

30대 여경사가 술자리에서 상사 2명에게 폭행을 당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특히 일행들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 여경사를 버려둔 채 현장을 떠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서울경찰청 수사과 소속 직원들이 지난 7월 새로 전입한 ㄱ(31)경사와 ㅅ반장을 환영하는 회식자리에서 발생했다. ㅅ반장이 회식자리에 초대한 경찰청 ㅅ경감 일행 중 한 명이 ㄱ경사에게 반말을 하면서 시비가 붙은 것. ㄱ경사가 “처음 본 사람한테 왜 반말을 하느냐”고 따지자 ㅅ반장 등이 '건방지다'며 주먹을 휘둘렀다.

이 싸움으로 ㄱ경사는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고 ㅅ반장은 복부 등에 상처를 입었다. 특히 ㅅ반장 등은 옷에 피가 흥건히 젖을 정도로 부상을 입은 ㄱ경사를 방치한 채 사건 현장을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달 ㅅ경감과 ㅅ반장, ㄱ경사 등 관련자들을 폭행혐의로 입건하고 서울의 일선 경찰서로 전보조치했다. 또 8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의결 절차를 거친다.

본지는 지난 2일 당사자인 ㄱ경사와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그는 “동료들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징계위원회를 앞둔 조심스러운 속내를 내비쳤다.

여성경찰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말할 수 없으나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여성경찰이기 때문에 당할 수밖에 없는 피해를 지적했다.

여경들, 여성이기에 주목받는다

언론보도와 방송매체를 통해 사건이 지나치게 자세하게 알려져 ㄱ경사가 누군지 금방 알 수 있을 만큼 정보가 누출됐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언론은 지난 달 30일 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ㄱ경사가 언제부터 경찰 근무를 시작했으며 어느 기관에서 일을 했는지 등 개인적인 정보를 지나치게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언론들이 이 사건을 '상사 반장과 여자 경사의 싸움'이라는 내용으로 집중 보도한 후 ㄱ경사는 주위 사람들에게 '경찰 망신이다' '조용히 넘어가자'는 말을 듣고 소극적으로 대응,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모 경찰서 ㄱ씨는 “여자경찰은 수가 적어 근무지만 공개돼도 누군지 금방 알 수 있다”며 “남경이든, 여경이든 사건과 연관돼 있다면 거론이 되겠지만 여자가 더 주목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이후 언론에서는 여경사가 상사한테 대들었다는 식의 보도가 잇따랐다”며 “이런 기사들이 모든 여경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것임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나신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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