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전문직 최대 연봉 2배 대출 축소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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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대출 창구에서 대출 희망자가 서류 등을 작성하는 모습.ⓒ뉴시스

 

시중은행을 통한 신용대출 금액이 이달 1조원을 넘어 은행권이 대출,총량 속도 조절에 나섰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을 내서 투자) 등 영향으로 급증한 신용대출이 잠재적 금융 위험 요소로 지목되면서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조절하려는 조치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의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한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총량을 조절하려고 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85~3.75%(각 은행 신용대출 대표상품 기준) 수준이다.

이에 따라 1%대 신용대출 금리가 사라질 수 있다. A은행은 이달부터 신용대출 우대금리 할인 폭을 0.2%P 줄였다. 우대금리 폭이 줄어들면 금리를 올리지 않고도 사실상 금리가 올라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출 증가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금리 범위(1.85~3.75%)를 보면 사실상 1%대 신용대출 금리는 시중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이 이처럼 신용대출을 금액이나 금리를 축소하려는 배경은 신용대출이 지난달 대폭 늘어난 데 따른 우려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지난 10일 기준 약 125조4172억원이었다. 지난달 말 기준 잔액이 124조2747억원으로 10일 만에 1조1425억원 가량 늘어났다. 또 지난달 신용대출 잔액이 전월(7월)보다 4조705억원(3.38%) 증가해 월 단위 기준 역대 가장 높게 증가했다.

은행들은 특수직(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등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도 낮춘다. 은행권의 신용대출은 보통 연 소득의 100~150% 범위에서 이뤄진다. 특수직 등은 은행에서 연 소득의 200%까지 빌릴 수 있다. 연봉이 1억5000만원이라면 담보 없이 신용대출로만 3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2,3억원에 이르는 신용대출이 투자 수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은행권의 시각이다.

은행권은 서민의 생활자금 성격의 신용대출까지 조일 수 없어 우선 낮은 금리로 수억원을 빌리는 전문직의 신용대출부터 줄여 신용대출 급증세를 진정시키고 대출 총량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점차 규제를 적용할 때, 신용대출에 서민들의 생계형 대출이 섞여 있어 규제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생활고와 경영난으로 인해 신용대출을 받아 생활비로 이용한 경우가 생겨난 데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져 주택 관련 자금을 신용대출로 끌어쓰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어서다.

9월 초 청약에 총 58조원 증거금이 몰렸는데 실제 은행 통계에서 청약 일자와 가까운 8월 셋째, 넷째 주에 신용대출이 급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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