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총회서 해임안 의결
김임용 부회장 직무대행…
내년 2월 협회장 선거 예정
배동욱 회장은 "법적 대응"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 회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춤판 워크숍 논란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가 임시총회를 열고 코로나19 사태 속 이른바 '춤판 워크숍'을 벌인 배동욱 회장을 탄핵했다. 반면 배 회장은 이에 불복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맞서면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소공연은 15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S컨벤션 9층 야외 활동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배 회장 탄핵을 최종 의결했다. 이날 의결권을 가진 연합회 대의원 49명 중 29명(현장 24명, 대리참석 5명)이 참석해 24명이 탄핵 안건에 찬성했다. 배동욱 회장은 즉시 해임되고 그의 해임을 주도한 김임용 수석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협회는 다음 해 2월 협회장 선거를 치를 계획이다.

소공연 3대 회장으로 취임한 배 회장은 코로나19 사태에 소상공인들이 생존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여성 댄스그룹을 초청해 함께 춤을 추고 가족이 운영하는 꽃가게에서 연합회 돈으로 화환을 구매하고 보조금으로 구매한 도서를 판매해 연합회 예산으로 수입 처리한 의혹 등으로 인해 구설수에 휩싸였다.

이에 따라 소공연 노동조합은 배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배 회장에 엄중 경고 조치를 내리고 보조금 환수 시정명령과 불합리한 운영 사항에 대한 개선 명령을 지시했다.

김임용 소공연 회장 직무대행은 이날 총회에서 “사리사욕을 앞세워 배우자, 자녀가 운영하는 꽃집에 근조화 일감을 몰아주고 자신들의 측근들을 지역 회장 직무대행에 임명하고 그것도 모자라 직원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측근 전진배치, 노조원 강등 등 온갖 전횡을 일삼아 검찰 고발, 중기부 엄중 경고까지 받은 배 회장을 회원들의 힘으로 탄핵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동욱 회장 탄핵을 촉구하는 전국 5000여 소상공인들의 눈물 어린 탄원서를 비롯한 전국 소상공인들의 힘이 모인 결과”라고 강조했다.

소공연 사무국 노조도 임시총회 후 기자회견을 열고 “배 회장이 탄핵이 며칠 안 남은 상황에서 조직 개편을 시도하며 노조 활동을 해 온 실장을 팀원으로 강등시키고 워크숍 때 논란을 이유로 홍보팀을 해체하는 등 전횡을 일삼았다”라며 “배 회장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탄핵 결과를 받은 배 회장은 비상대책위원회가 주도한 임시 총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혀 사태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배 회장은 정족수 끼워 맞추기 식으로 임시총회를 열고 탄핵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으며 회장으로서 권한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6월 강원도 평창에서 호텔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저녁 시간에 걸그룹 초청 행사를 연 일이 발단이 됐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이 시름하는 중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채 춤판과 술판을 벌였다는 비판이 쇄도하자 배 회장은 소상공인들의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배 회장은 가족 일감 몰아주기, 정부 보조금 횡령 등 의혹이 연이어 고발돼 검찰 수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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