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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 제주시 도두1동 제주시민속오일시장 뒷편 이면도로 인근 밭에서 30대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뉴시스

 

제주에서 생활고를 이유로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범행 6시간 만에 현장에 돌아와 사체 은닉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서부경찰서는 10일 30대 여성을 살해하고 금품을 강탈한 혐의(강도 살해)에 더해 시신 은닉 미수와 절도, 신용카드 부정 사용, 사기 혐의 등을 추가해 A(29)씨를 검찰에 넘긴다고 밝혔다.

검찰 송치 전 드러난 사실은 CCTV와 경찰 조사 결과, A씨가 범행 이후 6시간 만인 31일 0시~0시 30분경 현장으로 돌아와 휴대전화 빛을 이용해 주변을 배회하고 시신을 감추기 위해 5m 정도 옮기려다 무거워 옮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B씨의 시신을 감춰 완전 범죄를 노린 정황이며 계획적 범죄를 뒷받침한다는 사실이다. A씨는 범행 후 훔친 피해자의 카드를 이용해 편의점에서 생필품 등을 구입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를 강도살해 혐의에 사체은닉 미수와 신용카드 부정사용, 절도 혐의 등을 추가해 검찰에 10일 송치할 계획이다.

앞서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50분경 제주시 민속오일장 인근 밭에서 편의점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B(39)씨를 살해하고 현금 1만원과 신용카드를 훔쳐 달아난 강도 살해 혐의로 검거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택배 일을 하다가 지난 7월 그만둔 뒤 생활고에 시달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가 본인 소유 차량이 있고 생활고가 아닌 당장 돈이 필요해 계획적으로 강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가 평소 인터넷방송 여성 BJ에게 선물을 주며 돈을 탕진한 것을 확인했다.

유족 측은 단순 생계형 범죄가 아닌 계획적 범죄라고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해 왔다. 갖고 있던 흉기로 피해자를 뒤쫒아가 살인한 계획 범죄라는 것이다. 피해자 B씨는 편의점에서 매일 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며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도보로 1시간 반 거리를 집까지 걸어서 귀가하던 중 지난달 30일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 3일 피해자 B씨의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귀가하던 여성을 뒤따라가 살해한 제주 20대 남성의 신상 공개와 엄정한 수사를 촉구합니다’라는 올린 글이 9일 10시 기준 11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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