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C 아트센터 기획전 ‘시선 37.7°C’
중견 여성작가 8인전

출산 직전 여성 체온 37.7°C
삶 속의 성숙한 여성주의 미술 볼 기회
이영민 관장 “코로나 속 작은 위안 되길”

김은하 ‘엄마의 시계와 약초’. ⒸDCT 아트센터
김은하 ‘엄마의 시계와 약초’. ⒸDCT 아트센터

 

DCT 아트센터는 지명도 있는 8명의 여성작가를 초대해 ‘시선 37.7°C’를 열고 있다.

대전복합터미널(DCT) 아트센터는 국내교통의 중심지인 대전복합터미널을 일상의 삶 속에서 숨쉬는 전시공간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이번 ‘시선 37.7°C’는 김은하, 김정향, 낸시랭, 방명주, 홍이현숙, 안현숙, 이연숙, 정혜경 8인의 중견 작가들이 여성의 정체성을 다각도로 접근하는 작품을 전시한다. ‘37.7°C는 출산하기 직전 여성의 체온을 의미한다. DCT 아트센터 조관용 미술감독은 “ <37.7°C>는 여성들이 여성으로서, 주부로서, 또는 어머니로서 삶의 체험을 통해 변해가는 인식의 순간들을 탐험하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여성작가들은 식재료들을 예술작품의 오브제로 승화시키는 작품을 만들어낸다.

ⒸDCT 아트센터
김정향 ‘타닌산 견문록’. ⒸDCT 아트센터

 

방명주는 우리가 늘 먹는 쌀을 꽃으로 표현(‘부뚜막 꽃’)하고, 난을 뽑고 파를 심는 어머니의 모습(‘난 인척하는 파’)을 그렸다. 

김정향의 ‘타닌산 견문록’, ‘조력자들의 밤’ 작품에서 ‘이고 닦아주고 치워주는’ 일상적인 보살핌의 행위들이 얽히고 설키는 연결되어 커다란 하나의 품을 만들어간다. “인간적 따스함으로 서로 안아주고 보듬어 주어 치유와 회복을 함께 이루어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한다.

김은하는 ‘엄마의 시계와 약초’에서는 엄마의 손길과 약초의 의존해서 보살핌 받던 따뜻한 기억이. ‘피의 두가지 색: 홍·백’에서는 붉은 혈액이 엄마의 몸에서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하얀 피로 변해 모유로 나온다는 이야기를 시각화 했다.

대중문화에서도 과한 노출과 퍼포먼스로 화제가 되었던 낸시랭도 이번 전시에서는 ‘터뷰요기니’에서는 이혼 후의 심정을, ‘엄마와 나’에서는 흙처럼 얽켜 분화될 수 없는 상태를 강렬하게 표현해 작가로서의 역량을 모이고 있다. 안현숙은 노상에서 몸배바지 차림으로 보자기를 펼쳐놓고 콩, 고추 등의 채소를 팔고 있는 어머니의 생활력과 모성을 ‘말바우 시장’에 담았다.

정혜경 ‘1억 5천만원 유니폼과 꽃들’.  ⒸDCT 아트센터
정혜경 ‘1억 5천만원 유니폼과 꽃들’. ⒸDCT 아트센터

 

정혜경은 침대회사 목수였던 아버지를 기억하고, 홍일점 여성으로서 용접기능사 자격시험을 치득하며 마주했던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작업을 철을 이용한 작품 ‘1억 5천만원 유니폼과 꽃들’ 등의 작품에 담았다.

홍이현숙은 완경(폐경)을 주제로 삼았다. “폐경을 맞이한 여성들은 사회가 짊어준 삶의 짐을 내려놓아도 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더 용감하게 박차고 나와 다른 삶을 살아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고등학교 동창들의 자기 이야기를 ‘폐경의례’ 시리즈에 담았다.

DCT 아트센터 이영민 관장은 “중견 여성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생명을 키우는 여성성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서 “이번 전시가 코로나로 인한 힘겨운 삶에 작은 힘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10월30일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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