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책연구소, 2일 SNS에 게시글 올렸다가
논란 일자 하루 만에 자진 삭제
엘리트주의, 여성혐오 등 비판

ⓒ의료정책연구소 페이스북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가 공공의대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올린 홍보물이 논란이 일자 자진 삭제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1일 ‘정부와 언론에서 알려주지 않는 사실: 의사 파업을 반대하시는 분들만 풀어보세요’라며 문제 형식의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가 공공의대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올린 홍보물이 여성 차별, 특권 의식을 담고 있다는 논란이 일자 자진 삭제했다.

해당 연구소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지 형식으로 ‘2020년도 의료정책고사 문제지 공공의대 영역 무대뽀형’이라고 적고 문제 4개를 냈다.

먼저 ‘당신의 생사를 판가름 지을 중요한 진단을 받아야 할 때, 의사를 고를 수 있다면 둘 중 누구를 선택하겠습니까?’라는 첫 번째 질문을 했다. 답변으로 ‘매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학창시절 공부에만 매진한 의사’와 ‘성적은 한참 모자르지만 그래도 의사가 되고 싶어 추천제로 입학한 공공의대 의사’ 등 선택지를 제시했다.

두 번째 문제는 ‘두 학생 중 나중에 의사가 돼 각각 다른 진단을 내렸다면 다음 중 누구 의견을 따르겠나’고 묻고 ‘수능 성적으로 합격한 일반의대 학생’과 ‘시민단체장의 추천을 받아 시험을 치르지 않고 입학한 공공의대 학생 중에서 보기를 냈다.

세 번째 문제는 ’만약 여러분의 가족이 위급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두 의사 중 누가 수술을 해주길 원하십니까?‘라고 묻고 ’환자가 많은 의대병원에서 수많은 수술을 접하며 수련한 의사와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지방 공공 의대에서 수술은 거의 접하지 못한 의사‘ 중 하나를 고르게 했다.

ⓒ의료정책연구소 페이스북

 

이 외 ’폐암 말기로 당장 치료제가 필요한 생명이 위독한 A씨. 생리통 한약을 지어 먹으려는 B씨. 둘 중 건강보험 적용은 누구에게 되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답변은 ’면역 항암제가 필요한 폐암 말기환자 A씨, 한약이 필요한 B씨‘ 중 고르도록 했는데 폐암 걸린 A씨는 눈물 흘리는 남성, 생리통 약을 달라는 B씨는 눈이 삐죽 올라간 안경을 쓴 여성 그림을 삽입해 여성 혐오 의혹이 불거졌다.

이 문항들은 현재 의료계가 집단파업을 하게 만든 ’4대악‘이라고 불리는 정부의 정책들이 담겼다. 의과대학 정원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진료 추진 등을 비판하기 위해 제작됐으나 해당 홍보물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은 홍보물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찬반이 갈리고 있다. 일부는 “사람 목숨 다루는데 꼴통한테 환자 목숨 맡김?” “당연한 거 아냐? 사람 생명 다루는 일인데 최고 엘리트에 최고 실력으로 키워내고 선별하는 건 당연한거지” “현실은 문빠 자신이 큰 병에 걸리면 전교 1등이 아니라 국가 1등, 세계 1등 엘리트 의사를 찾는다는 것. 물론 의료 보험으로” “시민단체 추천받아 입학한 학생이 과연 정상적인 학업을 마칠 수 있을까? 아빠찬스 쓴 학생만 봐도 알거다” 등 긍적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일부는 “전교 1등하고 파업하는 의사보다 성적모자라 의사되도 환자 먼저 생각하는 의사고를꺼다” “평생 돈 벌거 기대하며 사명감 없이 공부만 해서 의대간 의사들보다 고등학생때 공부 좀 못했더라도 환자 위하고 환자입장에서 진료하는 의사 선택하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의료정책연구소 측은 의사 파업과 관련한 내용을 쉽게 전달하려고 만들었으나 의도와 다르게 오해를 산 표현 때문에 송구해 게시물을 내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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