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 ‘깜깜이’ 표현 개선 요청
중대본, ‘감염경로불명’ 등으로 변경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31일 정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그 옆에서 신환희 수어통역사가 수어로 브리핑 내용을 통역하고 있다. 사진=KTV 캡쳐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31일 정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그 옆에서 신환희 수어통역사가 수어로 브리핑 내용을 통역하고 있다. 사진=KTV 캡쳐

 

“‘깜깜이 감염’ 표현은 사용하지 않고자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급격히 확산하는 가운데 감염 원인이나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을 뜻하는 ‘깜깜이 감염’ ‘깜깜이 환자’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돼왔다. 방역본부가 앞으로는 ‘깜깜이 환자’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31일 오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의 개선 요청을 중대본이 받아서 ‘깜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깜깜이는 ‘어떤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하는 행위 또는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네이버 국어사전)을 일컫는 표현으로 사용돼왔다. 그러나 시각장애를 비하하는 차별적 표현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중대본은 “저희도 그런(깜깜이 감염)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지만 국민들 의견을 받아서 그 표현은 사용하지 않고자 한다”고 반성했다. 이어 앞으로는 “‘감염경로 불명’이나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환자’라고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에서는 중대본의 발표에 대해 “사려 깊은 결정을 환영한다”, “언어의 감수성을 보여줬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신지영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저서 『언어의 줄다리기』를 통해 “우리사회에 언어 감수성을 필요하다”면서 “ 말을 할 때 듣는 사람의 감수성을 갖는 성찰적 말하기와 들을 때 말하는 사람의 감수성을 갖는 배려의 듣기를 통해 언어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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