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베스트(일베) 게시판에 올라온
피트니스 여성 모델 A씨 사진에
“6(육)덕이다. 꼽고 싶다” 댓글 게시

전국 각급 법원이 2주간 휴정기에 돌입한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안내 게시판이 비어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을 포함한 대다수의 법원이 이날부터 내달 7일까지 하계 휴정을 실시한다. 긴급하지 않고 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기일 등이 진행되지 않는다. ⓒ여성신문·뉴시스
전국 각급 법원이 2주간 휴정기에 돌입한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안내 게시판이 비어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을 포함한 대다수의 법원이 이날부터 내달 7일까지 하계 휴정을 실시한다. 긴급하지 않고 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기일 등이 진행되지 않는다. ⓒ여성신문·뉴시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여성 사진을 두고 “육덕이다”고 표현하며 성적인 댓글을 게재한 것은 모욕이 맞다며 항소심이 1심의 무죄 판단을 엎었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이관용)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박모(39)씨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1심과 달리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박씨는 지난 2018년 11월12일 일간베스트(일베) 게시판에 올라온 피트니스 여성 모델 A씨 사진에 “6(육)덕이다. 꼽고 싶다”는 댓글을 게시해 모욕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박씨는 ‘꼽고 싶다’가 A씨를 피트니스 모델 중 손에 꼽을 정도 의미로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초 검찰은 박씨를 벌금 70만원에 약식기소했지만, 1심은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1심은 “육덕의 사전적 의미는 ‘몸에 살이 많아 덕스러운 모양’인데, ‘여성이 풍만하다거나 성적 매력이 있다’는 의미로도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박씨가 후자의 의미로 사용했다고 해도 이는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표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과거 노출이 없는 여배우 사진에 ‘둘 중 누굴 꼽냐’고 댓글을 단 적 있고, 맞춤법을 혼동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박씨가 ‘꼽고 싶다’를 성관계 의미로 표현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이어 “박씨가 성관계 의미로 표현했다고 가정해도 이는 A씨 외모 등이 아니라 자신의 심리 상태를 언급한 것”이라며 “정보통신망 법률의 ‘음란한 문언’에 해당하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A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판단이나 표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무죄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1심 무죄 판단을 뒤집고 A씨의 댓글이 성적 모욕 표현에 해당한다며 유죄 판단했다.

항소심은 “A씨의 몸매가 노출된 사진들의 신체 부위를 지목하며 해당 댓글을 게시한 행위는 A씨를 성적 욕구 대상으로 치부함으로써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이 있는 모욕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어 “댓글의 전체 문맥이나 박씨의 선정성을 강조한 신체 부위, 미실현의 아쉬움을 나타내는 이모티콘 등을 살펴보면 박씨의 댓글은 A씨를 노골적인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폄하하는 내용으로 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씨가 A씨를 공연하게 모욕한 사실은 충분히 인정된다”고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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