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관 "황강담 무단 방류 유감"
이인영 통일부장관 취임 후 첫 지원

이인영 통일부 장관.ⓒ뉴시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이 남북 합의를 어기고 사전 통보 없이 황강댐 수문을 열고 방류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대북 지원을 결정해 일각에선 지난 6월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북한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한 채 정부가 대북지원을 재개해 ‘저자세’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 장관은 6일 자신이 주재한 제316차 남북교류협력추친협의회(교추협) 회의에서 “최근 일방적인 방류 조치에 유감을 표한다”라면서 “북측도 집중호우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방류조치를 취할 때 사전 통보했어야 하는 점을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남북 간 정치 군사적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인도적 분야와 남북 접경 지역 주민의 안전과 직결된 부분은 남북 소통이 즉시 재개될 필요가 있다”며 방송 등 어떤 연락 통로로 소통할 수 있음을 다시 강조했다.

최근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북한이 지난 7월부터 8월 3일까지 황강댐 수문을 사전 예고 없이 세 차례가량 무단으로 방류했다. 5일 임진각 주변 필승교 수위가 이례적으로 늘어나 연천, 파주 등 임진강 주변의 경기 북부 지역에 침수 피해가 발생, 대피령이 내려졌다.

북한은 2009년 6월 황강댐 물을 갑자기 내보내 경기 연천군 주민 6명이 사망했다. 이 일을 계기로 황강댐 물을 방류할 때 남측에 사전 통보하기로 같은 해 10월 실무자 간 남북 합의를 했다.

이날 교추협을 통해 북한의 영유아, 여성 지원사업에 1000만 달러(약120억원)를 지원하는 방안이 심의, 의결됐다. 북한의 영유아, 여성 지원사업은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이후 세계식량계획(WFP)이 우리 정부에 공여 요청을 해 온 사업이다. 북한 9개도 60개 군에 있는 보육원과 병동 등 유아와 임산부, 수유부에게 시리얼 혼합 가루 등 9000t 규모로 현물 지원될 예정이다.

또 정부는 3600t 규모로 옥수수, 콩, 식용유 등을 지원한다.

이번 지원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취임 후 첫 인도적 대북지원이다. 이 장관은 이날 교추협 모두발언에서 “인도적 사업을 정치, 군사적으로 연계하는 단기적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긴 호흡으로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이행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교추협에서 ‘DMZ(비무장지대) 평화통일문화공간 조성사업’에 올해 28억9200만원을 지원하는 안도 심의, 의결됐다. 남북출입사무소와 철거 초소(GP) 등을 활용해 남북 문화교류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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