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남편이 재택근무 중이어서요" 코로나19에 고립된 가정폭력 피해자
"지금 남편이 재택근무 중이어서요" 코로나19에 고립된 가정폭력 피해자
  • 김서현 기자
  • 승인 2020.07.16 19:53
  • 수정 2020-07-18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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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여성정책연구원 공동 토론회
코로나19 이후 해외에서는 가정폭력 신고 늘었지만
한국은 오히려 소폭 감소추세
"왜 해외 동향과 다른지 연구분석 필요하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국가의 가정폭력 대응 강력규탄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국가의 가정폭력 대응 강력규탄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첫 확진자 발생 6개월, 국내 가정폭력 신고율이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선 상담소 활동가는 모니터링을 위한 확인시 ”가해자가 재택근무로 집에 있어서 전화가 어렵다“며 상담을 연기하거나 포기하는 피해자들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여성가족부가 16일 서울시 은평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제4차 코로나19 관련 여성·가족 분야별 릴레이 토론회를 열었다. 주제는 ‘코로나19와 젠더폭력: 가정폭력 현황과 대응’이다.

코로나19는 지난해 12월 첫 발생 후 확진자가 발생한 전세계 214개국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거리 봉쇄 등을 시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UNFPA 등은 폭력방지 핫라인 이용과 가정 내 학대 및 살해 증가에 대한 언론 보도량 증감율 등에서 가정폭력의 증가가 포착된다고 밝혔다.

이미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젠더폭력안전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내 1~5월 전국 경찰청에 신고된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총 9만450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7451만건에 비해 소폭 줄었다. 같은 기간 여성긴급전화 1336을 통한 가정폭력 상담 수는 7만563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8만5065건 보다 1만 여건 줄었다. 미국이 지난 4월 22개 경찰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18개 기관이 전 달에 비해 가정폭력 신고가 늘었다고 답하고 휴스턴 등에서는 20% 는 것과는 다른 결과다.

2019년 여성가족부가 진행한 가정폭력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지난 1년 배우자 폭력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여성 28.9%, 남성 26.0%에 이른다. 2016년 실태조사 당시 부부폭력의 가장 큰 원인은 성격차이(47.4%), 경제적 문제(23.3%) 순이었고 기타 시·처가 문제, 자녀문제, 배우자 음주문제 등은 성별간 차이가 있었다. 문제는 폭력 발생 후 대처에서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 1.5%, 남성 0.2%이며 실제 신고까지 이어진 비율은 2.3%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원래도 가정폭력 문제를 각 가정 내에서 해결할 문제로 보고 이를 범죄 폭력으로 신고하는 비율이 극히 낮았다”며 “앞선 연구에서 경제적 문제가 가정폭력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코로나 19 펜데믹 상황이 경제적 어려움과 가족 내 책무를 증가시키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쉼터 등을 운영하는 현장 활동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시설 폐쇄조치 등이 지원과 신고 등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여성가족부가 16일 서울시 은평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제4차 코로나19 관련 여성·가족 분야별 릴레이 토론회를 열었다. 주제는 ‘코로나19와 젠더폭력: 가정폭력 현황과 대응’이다. ⓒ김서현 기자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여성가족부가 16일 서울시 은평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제4차 코로나19 관련 여성·가족 분야별 릴레이 토론회를 열었다. 주제는 ‘코로나19와 젠더폭력: 가정폭력 현황과 대응’이다. ⓒ김서현 기자

 

현행법상 가정폭력의 상당수는 신고가 있어도 가해자가 입건조차 되지 않고 입건되더라도 대부분 불기소 처분, ‘가정보호사건’ 처리 된다. 또한 가정폭력 가해자와 피해자를 즉시 적극적으로 분리하지 않고 처벌하지 않으며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할 경우 최소 2개월여의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여성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폭력 피해자 쉼터가 피해자들의 피난처가 되고 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상황 속에서 폭력 현장이자 안식처인 가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피해자의 결정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제오복 전국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 공동대표에 따르면 한 상담소에서 면접상담이 코로나19로 중단기간 정지됨에 따라 상담가와 피해자가 직접적으로 대면하지 않고 상담을 할 수 있는 시설 설치를 계획했으나 1개 상담실 개조에 드는 비용이 670여만원으로 확인돼 실패했다.

양시영 여성긴급전화1366 전국협의회 총무도 긴급피난처 등 공간 문제를 지적했다. 1366센터 내 긴급피난처는 공동 생활공간과 다인실로 운영돼 감염병 예방 조건에 부합할 수 없다.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 이후에도 공동생활 공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한다면 새로운 감염병 발생 때 또 지금과 같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폭력현장에서 분리할 수 없다. 

코로나19 이후 경찰 또한 가정폭력 대응 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순기 경찰청 여성안전기획과 경감은 △가정폭력 피해자의 보호시설 연계가 어려워졌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강제 분리조치에 따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경찰과 법원 등의 부담이 가중됐으며 △피해자 사후 관리 업무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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