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어아메리카, 이달 초 수잔 안 커디(한국명 안수산)
‘아시아계 미국인의 선구자’ 동영상 게재

미국 공공외교 웹사이트에 도산 안창호씨의 장녀가 미국의 영웅이자 선구자로 소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뉴시스

 

미국 공공외교 웹사이트에 도산 안창호씨의 장녀가 미국의 영웅이자 선구자로 소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미 국무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쉐어 아메리카’는 이달 초 수전 안 커디 여사를 ‘미국의 영웅’이자 ‘선구자로 선정해 게재했다. 쉐어 아메리카는 국무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미국의 외교 정책을 알리는 웹사이트로 종교자유, 법치주의, 경제적 번영, 인간 존엄, 주권 등 주제를 다룬다. 이 중 미국의 주목할만한 여성들로 커디 여사가 포함됐다.

한국 이름 안수산으로 알려진 커디 여사는 국내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씨의 장녀로 1915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1942년 미 해군에 입대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시아계 여성으로 처음 미 해군에 입대한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그는 암호해독가로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으며 해군 역사상 첫 여성 장교, 미국 최초의 여성 포격술 장교로 활동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에 따르면, 커디 여사는 처음 미 해군에 지원했을 때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탈락했으나 다시 도전해 중위가 됐고 포격술 장교가 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초기에는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업무에서 배제되는 등 차별을 받았으나 진정성과 능력을 인정받아 암호해독가로 중용됐다. 커디 여사는 아버지의 독립운동 영향으로 미 해군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안창호 선생이 1937년 서울에서 일제에 잡혀 고문당한 후 사망하자 커디 여사와 형제 자매들은 미국이 일본을 패망시키도록 돕기로 맹세했다고 한다.

커디 여사는 1946년 해군을 제대한 뒤 국가안보국(NSA)에서 비밀정보 요원으로 활동하며 1960년 퇴직할 무렵 러시아 정보를 수집하는 300명 이상의 요원을 거느렸다.

현역에서 은퇴한 커디 여사는 독립운동가의 딸로서 한국과 소통했고 한인 이민 개척자들의 역사를 보존하면서 코리안 아메리칸 공동체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그의 모든 삶을 바쳤다.

그는 젊은 코리안 아메리칸 2세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제시하며 ’누구든 원하는 대로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주었다.

쉐어 아메리카는 커디 여사가 국가에 수십 년 간 봉사했으며 은퇴 후 재미 한인 사회를 위해 헌신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커디 여사를 선구자이며 용감한 장교, 공동체 지도자, 한국계 미국인, 미국의 영웅이라고 평가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2018년 5월 ’아시아 태평양계 미국인 문화유산의 달‘을 맞아 발표한 포고문에서 커디 여사의 삶을 조명하며 비중 있게 언급했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 섬 출신 인사들은 미국의 발전과 다양성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디 여사에 대해 “미국에 이민한 첫 한국인 부부의 딸인 수잔 커디는 큰 시련에 직면했을 때도 강한 노동 윤리와 국가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 소명에 대한 확고한 헌신을 통해 나라를 드높였다”고 찬사한 바 있다.

커디 여사는 2015년 5월 향년 100세 나이로 별세했다. 그는 이미 작고한 아일랜드계 남편 프랜시스 커디씨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아들 필립 커디(60)씨는 미주 한인의 역사를 바로잡는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어머니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커디 여사는 ’아시안 아메리칸 저스티스 센터‘가 수여하는 ’미국용기상‘을 한인 최초로 수상했으며 LA카운티는 도산 기일인 3월 10일을 ’안수산 여사의 날‘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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