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씨월드, 돌고래 등에 타는
‘VIP 라이드 체험’ 논란
동물권 시민단체 폐쇄 촉구
청와대 국민청원 4만명 동의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동물권행동 카라가 '동물학대 시설, 거제씨월드 폐쇄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동물권행동 카라가 '동물학대 시설, 거제씨월드 폐쇄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경남 거제의 돌고래 체험시설인 ‘거제씨월드’에서 돌고래를 서프보드처럼 타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거제씨월드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거제씨월드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는 한 아이가 돌고래를 타고 수영장을 도는 영상을 올렸다.

거제씨월드는 ‘VIP 라이드 체험’이라는 이름으로 참가자들이 돌고래를 타고 수영장을 돌며 사진을 찍는 체험 놀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거제씨월드 측은 회당 70분 동안 20만원의 이용료를 받으며 예전부터 이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과 다이버들은 ‘동물학대’라며 비난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멸종 위기 돌고래를 서프보드처럼 타고 놀게 하고 돈을 받는 행위, 과연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요’라는 제목으로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6일 오후 1시 50분 기준 3만9천545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화면 중 일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멸종 위기 돌고래를 서프보드처럼 타고 놀게 하고 돈을 받는 행위, 과연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요’라는 제목으로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6일 오후 1시 50분 기준 3만9천545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화면 중 일부.

그러나 씨월드 측은 거제시에 해당 프로그램은 동물보호법 위반이 아니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동물권행동 카라·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동물자유연대 등 총 10개의 단체들은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물학대 시설, 거제씨월드 폐쇄하라”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거제씨월드의 모든 공연과 프로그램은 생물다양성의 보존과는 상관없이 오직 관람객의 오락을 위한 영리 목적으로 구성돼 있어 교육적 효과가 전혀 없다”라며 “정부는 사라져가는 해양포유류동물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관련된 모든 종류의 수입 및 전시를 금지하는 해양포유류보호법을 제정하라”라고 촉구했다.

시셰퍼드 코리아 측은 “이 같은 동물학대 행위가 2020년에 일어난 일이라고 하니 믿기 어렵다”라며 “동물학대임이 명백한데도 현행법은 동물들이 다쳐 죽거나 피가 줄줄 나는 등 눈에 보이는 상처가 없으면 학대 행위에 해당시키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적 처벌 근거가 없는 미비점과 함께 우리는 씨월드의 폐쇄뿐 아니라 동물을 전시하고 쇼를 벌이는 시설들까지 모두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또한 동물보호법, 수족관법 등 해양포유류를 착취할 수 없도록 보호법 제정을 촉구한다”라고 주장했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동물권행동 카라가 '동물학대 시설, 거제씨월드 폐쇄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동물권행동 카라가 '동물학대 시설, 거제씨월드 폐쇄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동물권행동 카라 측은 “국제보호종인 벨루가를 단돈 20만원으로 오락도구처럼 돈벌이하는 씨월드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라며 “이미 씨월드에서는 6마리의 고래가 폐사했다. VIP 체엄으로 이용된 벨루가가 언제 또 죽을 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이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끝까지 폐쇄를 촉구하며 싸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물자유연대 김상철 활동가는 “아이들은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생명 감수성 배워야 한다”라며 “그러나 이 곳에서는 교육의 목적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규탄했다. 

김 활동가는 “아쿠아리움과 같은 감옥에서 동물들을 오락의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아 달라”라고 호소했다.

동물해방물결 이지연 활동가는 “인간이 동물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해온 것이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지만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라며 “(돈을) 덜 주면 먼 곳에서, 더 주면 올라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 활동가는 “특히 거제씨월드는 수족관이 팔각형으로 나뉘어져 있고 관중석이 돌고래를 내려다보는 구조라 감옥이 따로 없다”라며 “동물들을 때리지만 않으면 긍정강화인지 묻고 싶다”라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수족관 깊이 3-4미터밖에 되지 않는 곳에서 벨로구가는 매일을 고문을 당하고 있다”라며 “거제 씨월드의 야만적인 상업적 행동으로 많은 시민들이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거제 씨월드는 이 같은 비판을 수용하고 즉각 폐지하라”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후 거제씨월드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로 벨루가의 탈을 한 활동가가 광장 바닥에 엎드렸다. 또 다른 활동가는 잠수복 옷을 입고 벨루가 분장을 한 활동가의 등 위에서 손으로 ‘V’(브이) 표시를 하고 섰다. 또한 손에는 돈다발을 들고 미소를 지으며 벨루가를 상업적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거제씨월드의 벨루가 VIP 라이드 체험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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