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역대책본부 경고
고온에 잦아들 것이라는
방역당국 예상 빗나가
수도권은 이미 2차 유행

두꺼운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두꺼운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올 여름 코로나19가 다시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4월 말 한 자릿수로 줄었던 신규 확진자 수가 5월 초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증가하더니 현재는 50명을 넘나들며 요동치고 있어 2~3월에 이어 여름철에 2차 유행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당국은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코로나19 유행을 차단하지 못한다면 가을이 오기 전 대유행이 먼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에서는 코로나19 2차 유행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방역당국이 말하는 ‘대유행’은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폭발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경우 1차 유행이 3~4월에 있었고 한동안 많이 줄었다가 5월 연휴로부터 촉발된 2차 유행이 진행되고 있다”며 “유행을 막지 못해 감염 규모가 커지고 감염자가 누적되면 더 큰 유행이 가을철까지 가지 않고 가까운 시일 내에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통제했던 종교시설과 클럽 등 시설이 문을 열고, 기온이 오르면서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기본 방역 수칙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의식이 느슨해지면서 6월에만 생활 속 거리두기 방역체계의 기준선인 신규 환자 ‘50명 미만’이 7번째 깨졌다(24일 기준).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유행이 여름에 잦아들 것이란 예측도 모두 맞지 않았고, 결국은 밀폐된 곳에서 사람 간 밀접 접촉이 계속 일어나는 한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애초 방역당국은 여름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다가 춥고 건조해져 바이러스 활동력이 강해지는 가을·겨울철에 대유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마가 시작된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장마가 시작된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방역당국의 여름철 감소 예측이 빗나가면서 2차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1차 대유행 때처럼 개인 방역과 집단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 방역당국은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염되는지 잘 지켜보고 있으며 바이러스보다 앞서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라이언 사무차장은 개인 위생 관리와 함께 집단 감염에 대한 감시 강화와 검사·추적·격리 등 기본적인 방역 지침을 계속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코로나19 유행이 계절과 상관없이 지속하자 ‘거리두기’를 정비해 강도에 따라 3단계 정도로 구분하는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장기화에 대비하겠다는 뜻이다. 밀집시설 별 구체적인 방역 관리 방안도 나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사시간 2부제와 탁자 사이 칸막이 설치, 1인용 탁자 마련 등 음식점에 대한 방역 관리 방안을 마련했다.

대다수 수도권 대학들도 1학기에 이어 계절학기 수업도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대를 비롯해 연세대·경희대·동국대 등은 비대면 수업을 권고하되 실험·실습 필수강의는 학교 허락 아래 대면 수업을 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명지대 국제교류원 등 오프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대학도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줄이려면 개인위생 관리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올바른 마스크 착용 △손위생 지키기 △의심증상이 있으면 자가격리 등 기본방역수칙부터 지켜야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상태지만, 사람이 밀집된 장소에서는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는 밀집도가 낮은 실외에서 사람 간의 2m 이상 거리두기가 가능하다면, 마스크를 꼭 쓸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깥에서는 덴탈 마스크를 사용해도 되지만 사람이 많은 실내에서는 KF94 보건용 마스크가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에어컨 등 냉방 기구는 실내공기가 재순환되고 바람으로 인해 침방울이 더 멀리 확산될 수 있어 사용 시 유의해야한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에는 창문이나 환풍기를 통해 최소 2시간마다 환기하고 에어컨 바람이 사람의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바람의 세기를 낮춰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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