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1902명을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취업준비생들은 평등 아닌 역차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에 등장한 청원 글이 24일 오전 기준 10만 명을 넘어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 글이 이날 오전 기준 14만9153명 동의를 얻었다. 하루도 안 돼 참여 인원 10만 명을 넘어서 끓는 민심을 반영했다.

청원인은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이제 그만해달라”며 “그간 한국도로공사 철도공사 서울교통공사 등 많은 공기업이 비정규직 정규화가 이뤄졌다”며 운을 뗐다.

이어 “비정규직 철폐라는 공약이 앞으로 비정규직 전형을 없애 채용하겠다든지, 해당 직렬의 자회사 정규직인 줄 알았다”며 “알바처럼 기간제 뽑던 직무도 정규직이 되고 그 안에서 시위해서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 및 복지를 받던 중 이번 인천국제공항 전환은 정말 충격적”이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청원인은 “정직원 수보다 많은 이들이 정규직 전환이 된다니요. 이들이 노조를 먹고 회사를 먹고 이들을 위한 회사가 되겠다”며 “이곳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입니까?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입니까? 사무 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비슷한 스펙을 갖기는커녕 시험도 없이 그냥 다 전환이 공평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환자 중 알바몬 같은 정말 알바로 들어온 사람도 많다”라며 “실제 그들의 단체 카톡방에는 ‘군대 전역하고 22살에 알바천국에서 보안으로 들어와 190만원 벌다가 이번 인국공 정규직으로 들어간다’ ‘금방 관두려 했는데 이득이다. 현직들 대학+공부 5년 난 그냥 벌었다’ ‘연봉 5000 소리 질러, 2년 경력 다 인정받네요’ ‘서연고 나와서 뭐하냐, 인국공 정규직이면 최상위고 졸지에 서울대급 됐다’ 등 이야기가 넘쳐흐른다”고 주장했다. 누구는 대학 등록금 내고 스펙 쌓고 시간 들이고 돈 들이고 싶냐며 이건 평등이 아니고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이어 “철도공사만 봐도 역무/승무가 사무영업으로 들어와 사무영업 티오가 확연히 줄었다”며 “이게 과연 청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모두가 잘사는 정책일까요. 무분별한 비정규직의 정규화 당장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청원인은 취업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떠도는 공항공사 내부 비정규직들의 단체 카톡방을 보고 청원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직고용은 문재인정부의 대표 공약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3일 만에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찾아 공공기관 최초로 1만 명의 정규직화 추진을 약속했다.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2일 비정규직인 인천공항 보안 검색 노동자 등 2143명을 공사 정규직으로 직고용하고 공항운영 노동자 등 7642명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이 중 1902명 여행객 보안 검색요원들은 청원경찰로 공사가 직접 고용한다.

우선 공사는 지난 21일 이달 말까지 계약이 만료되는 보안 검색 요원들을 일단 자회사인 인천공항경비에 편제한 뒤 채용 절차를 진행해 합격자를 연내 직고용할 계획이다. 1900명의 보안 검색 요원 중 약 30~40%가 2017년 이후 입사자들로 경쟁 채용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점수가 공개됨에 따라 탈락자가 발생할 수 있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노력하는 청년들이 호구가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며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방문했던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결국 로또 취업으로 드러났다. 공정 가치를 말살한 문 대통령은 잘못을 인정하고 청년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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