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산업노동조합은 12일 명동 롯데쇼핑 본사 앞에서 구조조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했다. ⓒ마트산업노조

 

롯데쇼핑이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겠다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최소 1만7000여개 마트 직원들이 일자리 위협을 받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다른 오프라인 업체들,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지난 15일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백화점 5곳, 할인점 16곳, 슈퍼 75곳, 롭스 25곳 등 올해 700여개 점포 중 121개 매장을 폐점하겠다고 발표했다. 3년 간 200곳을 폐점할 계획으로 이 중 60%를 규모를 줄이겠다는 의미로 일자리는 최소 1만7000여개로 추정된다. 세부적으로 벡화점 점포당 2~5000명, 슈퍼 15~20명, 롭스 3~4명 등이다.

마트산업노동조합 롯데마트지부는 11일 명동 롯데쇼핑 본사 앞에서 구조조정 중단과 폐점사원 인근점포 발령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했다.

노조 측은 “빅일산 킨텍스점, 의정부점, 천안점 등 폐점이 진행된 점포들에서 사원들을 더 멀리 원거리 발령내는 것을 막을 것”이라며 “최저임금에서 160원 더 받고 일하는 무기계약직 사원들에게 출퇴근 4~5시간 거리 발령은 회사나가라는 얘기와 같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근로계약시간이 7시간으로 일산 사는 직원이 출퇴근 4~5시간 걸리는 양평, 송도를 다니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냐며 인력감축 구조조정과 전환 배치에 맞서 투쟁하겠다고 노조 측은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이달 말 폐점이 확정된 롯데마트 양주점 직원 33명은 인근 의정부점이 아닌 서울역점과 청량리점, 김포한강신도시점, 은평점 등에 배치됐는데 거리가 30km가 넘는다. 동두천점과 의정부점이 있지만 40km가 넘는 곳에 배치해 이미 직원들이 사직서를 냈다. 빅마켓 신영통점 직원들은 최대 2시간 걸리는 신갈점, 의왕점, 송도점, 서초점 등으로 출근이 통보됐다.

김영주 마트노조 롯데마트지부 위원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마트 하나가 문을 닫으면 300~500명 일자리가 없어져 정부와 노동조합, 회사가 어떤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이 주장한 대로 인근 점포가 아닌 다른 점포로 발령을 했다면 임금 수준이 비교적 높지 않은 무기계약직 직원들은 긴 출퇴근을 감내하고 다니기는 어려워 퇴직하라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롯데쇼핑 측은 폐점을 해도 협력사를 포함해 재배치를 통해 고용 유지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폐점한 점포의 인력을 인근 매장으로 배치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40km 내외 인근 매장에 재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그 점포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있다”라며 “그 점포의 인력 공백이 없다면 다른 매장으로 배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노조 측과 이 사안과 관련해 대화나 소통을 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롯데쇼핑 이외에도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도 오프라인 점포의 직원들을 전환 배치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산업 체제로 개편하면서 벌어지는 줄어드는 일자리에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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