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찰 2차 조사

학대를 피해 도망친 9살 여아의 발견 당시 모습.
학대를 피해 도망친 9살 여아의 발견 당시 모습. ⓒ채널A

 

9살 의붓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계부 A(35)씨가 2차 조사를 받으며 상당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대 피해자인 여아와 3명의 동생은 현재 아동보호시설에서 보호 중이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13일 A씨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한 2차 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1차 조사 때 A씨는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적극 협조하고 상당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27)씨의 구속 여부는 이번 주말 내지는 내주 초 정해질 예정이다. 경찰은 A씨가 출석 요청에 불응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체포영장을 발부키로 했다.

A씨는 13일 포토라인에 섰다. 검은 모자와 흰 마스크를 쓰고 반소매 티셔츠와 검정 트레이닝 복 바지 차림으로 나타난 A씨는 건장한 체격이었다. 취재진이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 질문을 했으나 A씨는 침묵했다.

경찰은 11일 A씨와 B씨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10일 법원이 학대 피해자인 C(9·여)의 동생 3명에 대해서 임시보호 명령을 내리자 A씨는 이에 항의하며 자해·투신 소동을 벌였다. B씨는 조현병 병력을 호소하며 변호인 대동 후 조사를 받겠다고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C는 지난달 29일 집에서 탈출해 창녕 한 길가에서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C는 A씨 등에 의해 쇠사슬에 목이 묶인 채 생활하거나 달궈진 쇠젓가락으로 발을 지져지는 등 학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C가 도망가려 하자 A씨는 “지문이 있으면 집으로 돌아올 테니 지지고 나가라”라고 말했다. 이탓에 발견 당시 C는 지문이 사라지도록 손가락에 화상을 입은 상태였으며 집을 나온 직후 A씨와 B씨가 찾을까봐 야산에 숨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C는 병원에서 치료를 완료한 뒤 퇴원해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 일시보호시설 한 곳에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 C의 동생 세 명 또한 부모로부터 분리해 아동양육시설에서 보호 중이다.

한편 창녕군은 13일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아동·청소년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동·청소년 전수 조사는 14개 읍면과 창녕교육지원청 등 관련 기관이 동시에 추진한다. 그리고 아동학대 예방과 보호·사후관리를 진행한다.

1단계 주요대상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재학생과 가정양육수당 대상자, 학교 밖 청소년 등 7000여 명이다. 특히 2단계로 위기가 예측되는 아동에 대해서는 학교와 경찰서의 관계자가 가정으로 공동출장을 나갈 예정이다.

언론사에도 당부를 남겼다. 군은 “언론사의 과열된 취재 경쟁으로 아이들이 더 큰 상처를 받지 않길 바란다”며 “2차, 3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언론 관계자들은 수사결과 발표를 기다려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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