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 “‘여성’ 대신 ‘월경하는 사람’?...
트랜스젠더 존중하나 성별 개념 없애면 안돼”
성소수자 단체 “트랜스 혐오발언”

J.K. 롤링의 트윗 ⓒ트위터 화면 캡처
J.K. 롤링의 트윗 ⓒ트위터 화면 캡처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영국 작가 J.K. 롤링이 트위터에서 “트랜스젠더 혐오발언”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롤링은 지난 6일 미국 미디어 플랫폼 데벡스(Devex)에 올라온 ‘월경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평등한 코로나19 이후의 세상 만들기’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트윗하면서, “이 ‘월경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단어가 분명히 있는데 누가 좀 알려달라”는 글을 올렸다. ‘여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트윗은 즉시 성소수자들과 페미니스트들의 반발을 샀다. “월경을 하는 사람은 모두 ‘여성’인가? FTM 트랜스젠더, 논바이너리 등 월경을 하지만 여성이 아닌 사람들도 있다” “사람의 성기만을 기준 삼아 남성 아니면 여성이라는 성별이분법을 강요하는 것이냐” “당신 TERF(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급진적 페미니스트)인가” 등 비판 트윗이 다수 달렸다. “말 잘했다”며 롤링을 옹호하는 트윗도 여럿 달렸다.

롤링도 즉시 트윗을 올려 자신을 변호했다. “성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동성 간 이끌릴 일도 없고, 전 세계 여성들의 현실이 지워지는 것이다. 나는 트랜스젠더들을 알고 사랑한다. 그러나 성별의 개념을 없애면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삶을 의미있게 설명할 능력을 없애는 셈이다.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혐오가 아니다. 나는 수십 년간 트랜스젠더들이 나처럼 여성으로서 (남성에 의한 폭력 등에) 취약하다는 사실에 동질감을 느껴왔다. 그러니 ‘성별은 존재하고 그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는 나 같은 여성들이 트랜스젠더를 ‘혐오’한다는 것은 헛소리다. 나는 모든 트랜스젠더들이 자신에게 진실하며 편안한 방식으로 살 권리를 존중한다. (...)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이 내 삶을 만들어왔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 혐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롤링이 7일 올린 트윗 ⓒ트위터 화면 캡처
롤링이 7일 올린 트윗 ⓒ트위터 화면 캡처

성소수자 단체·활동가들은 롤링의 발언을 ‘트랜스젠더 혐오발언’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영국 출신의 트랜스젠더 모델이자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인 먼로 버그도프는 7일 자신의 트위터에 “젠더는 유동적이다. (...) 롤링의 페미니즘은 가부장제를 해체하는 대신 다른 소수자들을 더욱 상처입히고 있다. 그것은 페미니즘이 아니다”라고 썼다.

미국 성소수자 단체 GLAAD는 “롤링은 젠더 정체성과 트랜스젠더에 대한 사실을 고의로 왜곡하는 이데올로기에 꾸준히 동조하고 있다. 2020년에 트랜스젠더를 공격하면서 무슨 변명을 하는가”, “우리는 롤링의 부정확하고 잔인한 트윗에 상처받은 10대들, 특히 해리포터 팬들과 함께한다” 등의 트윗을 지난 7일 올렸다. GLAAD는 “롤링의 혐오발언으로 치미는 정당한 분노를 긍정적인 무언가로 바꾸고 싶다면 흑인 트랜스젠더들을 도우라”라며 관련 단체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 성소수자 단체 GLAAD가 7일 롤링을 비판하는 트윗을 올렸다. ⓒ트위터 화면 캡처
미국 성소수자 단체 GLAAD가 7일 롤링을 비판하는 트윗을 올렸다. ⓒ트위터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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