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과 동고동락하며
편안한 여생 보내도록 헌신

검찰 관계자들이 지난달 21일 기부금 횡령 의혹 등에 휩싸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수사의 일환으로 피해자들의 쉼터인 서울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평화의 우리집 소장 A씨는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얘기를 주변에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신문·뉴시스
검찰 관계자들이 지난달 21일 기부금 횡령 의혹 등에 휩싸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수사의 일환으로 피해자들의 쉼터인 서울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평화의 우리집 소장 A씨는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얘기를 주변에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신문·뉴시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운영하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 소장 A(60)씨가 6일 오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15년 넘게 위안부 피해자 곁에서 가족처럼 지낸 A씨를 주변에서는 “할머니들의 수호천사”라고 불렀다.

7일 경기 파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A씨의 지인이 “A씨와 연락이 안 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후 10시35분께 A씨의 주거지인 파주의 한 아파트 4층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화장실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 등이 없고, 현재로써는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A씨의 사망 원인과 경위에 대해선 알려진 게 없다. A씨는 다만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얘기를 주변에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평화의 우리집은 정의연 전신인 정대협이 2012년 명성교회에서 무상으로 임대받아 운영되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 공간이다. 지금은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만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다.

A씨는 2004년 5월 충정로에 위치하던 쉼터 ‘우리집’ 시절부터 15년 넘게 피해자들과 가족처럼 지내왔다고 한다. 쉼터가 아닌 지역에 사는 피해자들을 일일히 찾아뵙기도 하고, 지난 2009년에는 위안부 피해자의 삶에 관한 사례연구를 담은 논문을 발표하며 피해자들이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헌신했다. 그의 개인 SNS 계정의 프로필 사진은 자신의 얼굴이 아닌 김복동·길원옥 할머니가 미소짓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정의연의 기부금 사용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지난달 21일 ‘평화의 우리집’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서울서부지검은 7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수사를 위한 출석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며 “갑작스러운 소식에 서부지검도 경위를 확인 중에 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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