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아이가 죽어가는 동안 친부는 어디에 있었나
9살 아이가 죽어가는 동안 친부는 어디에 있었나
  • 김서현 기자
  • 승인 2020.06.05 19:16
  • 수정 2020-06-09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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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계모에 의해 가방 감금됐던 아동 사망
사건 당시 친부는 지방 출장 중
아직 참고인 조사만 받아
5일 충남 천안시 백석동에 위치한 아파트 상가건물에 여행용 가방에 갇혀 지난 3일 숨진 9살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공간이 만련돼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9살 아이가 여행가방 속에 7시간 동안 갇혔다가 구해진지 3일만에 지난 4일 사망했다. 1일 긴급체포 된 계모 A(43)씨는 훈육을 목적으로 이날 오후 12시경 아이를 가방 속에 가두고 외출했었다고 진술했다. 충격적인 아동학대 사건에 언론이 일제히 ‘여행가방에 의붓아들 가둬 죽인 비정한 계모’라는 헤드라인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친부 B씨의 존재는 지워졌다. 

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망한 C(9)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시신에 남은 멍 자국 등 학대 정황을 정밀 분석해 아동학대가 지속적으로 일어났는지 여부를 살폈다. B씨는 긴급체포 당시 아동학대 중상해혐의로 체포돼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C의 사망에 따라 아동학대 치사로 변경돼 적용될 예정이다. 

C의 친부인 B씨는 아직 아동학대와 관련한 조사를 시작하지 않았다. 지난달 5일 어린이날 C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학대 정황을 발견한 의사에 의해 신고됐었다. 당시 경찰 조사과정에서 A씨와 B씨는 “지난해 10월부터 4차례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일로 이들은 ‘학대우려 가정’으로 지정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모니터링을 받고 있었다. 현재 경찰은 B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며 아동학대 가담 또는 방조 여부를 조만간 시작할 방침이다.

2018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 중 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과의 관계. ©보건복지부
2018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 중 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과의 관계. ©보건복지부

 

아동학대의 주요 범인으로 ‘계모’가 꼽히지만 이는 편견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8 아동학대 주요통계’ 보고서를 보면 2018년 아동학대로 판단된 2만4604건을 바탕으로 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과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가해자는 부모 18,919건(76.9%), 대리양육자 3,906건(15.9%), 친인척 1,114건(4.5%), 기타 665건(2.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부모에 의해 발생한 사례를 살펴보면, 친부에 의해 발생한 사례가 1만747건(43.7%)으로 가장 많고, 뒤를 이어 친모 7337건(29.8%), 계부 480건(2.0%), 계모 297건(1.2%) 순이었다.  

누리꾼과 지역 주민들은 C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 충남 천안 환서초등학교와 C가 살던 아파트 인근 상가에도 C를 위한 분향소가 주민들에 의해 마련됐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의 경우 아이의 직접적인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전단계에 친부가 없었기 때문에 계모에 대한 수사가 우선적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우리나라 아동학대 사건에서 친부모가 존재하는 경우가 70%인 만큼 친부가 학대에 가담하거나 방조했어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공혜정 아동학대방지협의회 대표는 2013년 칠곡 아동학대 사망사건 등에서도 사망에 이르게 한 보호자가 아닌 다른 보호자가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았으나 조사결과 학대를 방조한 사실이 드러났었다며 친부가 학대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공 대표는 “친부에 대한 조사를 빨리 진행해야 한다. 이미 5월 초 경찰 조사를 받았고 아이의 몸에 난 오래된 멍 등을 미루어 학대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몰랐다 하더라도 방임 학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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