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관리보다 삶의 태도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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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청소년금융협의회가 주최한 어린이 경제교실에 참여한 한 어린이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민원기 기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관계 알기

살아가기 위한 삶의 태도 담은 인생지침 줘야

김샛별(가명·10) 어린이는 어느 날 햄스터를 사 집에 들어왔다. 엄마는 깜짝 놀라 햄스터가 어디서 났냐고 따져 물으니 거짓말을 하던 샛별이는 결국 엄마 몰래 지갑에서 만원을 훔쳤다고 고백했다. 처음 있는 샛별이의 행동에 엄마는 밤잠을 설치다 다음날 목동 청소년 수련관 상담실에 문의했다. 상담소에서는 문제의 원인이 아이 스스로가 판단해 쓸 수 있는 정기적인 용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자 엄마는 그제야 ‘경제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비단 샛별이 엄마 뿐 아니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된다. 현실 속에 경제교육이 부재함을 깨닫고 일찍 경제교육을 실시하는 부모는 드물다. 더구나 우리나라 청소년의 금융 이해력은 100점 만점에 평균 45점으로 낙제수준.

금융감독원과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가 얼마 전 서울 및 수도권 10개 고교생 1011명을 대상으로 금융이해력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학생들의 평균점수는 45.2점. 2000년 미국의 청소년보다 6.7점 낮은 점수다. 특히 분야별 이해력이 가장 낮은 부분이 ‘화폐관리’(39.2점)였다. 영어나 제2외국어, 예체능, 특기적성, 심지어 아이들이 연예인이 되기를 바라는 엄마들은 서둘러 조기교육을 실시하지만 왜 그 동안은 조기 경제교육에 대해 둔감했을까.

경제교육은 단순히 아이들에게 용돈 관리나 저축, 절약 소비 습관 등 경제관념만을 기르는 것이 아니다.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사회에서 소극적인 소비자로 남는 것과 도전과 혁신을 지향하는 생산자로 남는 것이 너무나도 틀린 삶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소비자보호원은 최근 들어 10대들의 명품 선호와 무분별한 모방소비 현상으로 인한 사례가 두드러짐에 따라 조기경제교육의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부모와 민간 교육계의 각성 속에 전문적인 어린이 경제교육의 필요성이 전면적으로 제기되면서 최근에는 투자캠프, 경제스쿨, CEO 만들기 과정까지 수준과 내용이 다양한 어린이 경제교육이 활기를 띠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실전 프로그램을 통한 경제체험 필요

실제 초중고교에서 배우는 경제에 대한 교육은 사회 과목의 3개 단원 중 80여 쪽에 불과할 정도로 학교에서 체득하는 경제교육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경제교육 전문가들은 자녀들의 경제교육을 위해서 경제캠프나 경제교실을 추천한다.

“처음에 6명이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저 혼자만 떨어져 나갔어요. 그래도 재미있어요. 돈 버는 거 하고 경제를 조금씩 알아간다는 게 재미있어요.”

“실제로 장사를 하고 회사를 차린 것 같아 실감나고 긴장할 수 있어서 좋아요.”

경제에 대해 이 정도 논할 수 있는 수준의 사람은 다름 아닌 어린이 경제캠프(아이빛연구소 주최 어린이비즈스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다.

경제캠프의 장점은 소득, 소비, 투자, 저축 등 경제흐름을 여러 가지 놀이와 상황설정을 통해 집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해 어린이 스스로가 흑자 운영할 수 있는 능력과 사고를 단기간에 확장시켜 준다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다양한 리스크를 극복하며 스스로 경제적 주체로 설 수 있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함양시킬 수 있다. 생산자적 입장에서 기업가 정신이란 급변하는 시장과 경쟁 환경 속에서 합리적인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소비자로서의 훈련까지 포괄한다.

초등학생 고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여는 ‘아이빛 비즈스쿨’에서는 흥미로운 경제 게임을 통해 희소성의 가치나 기회비용, 물물교환 등 경제 가치를 깨우치게 하는가 하면 실제 사업팀을 꾸려 스스로 적성에 맞는 기발한 아이템을 찾는 것에서부터 사업계획서 작성, 사업자 등록, 시드 머니 받기, 은행대출, 홍보, 경제기관 찾기, 시장에서의 판매, 자산관리, 주식 등 어린이 기업가로서 사업의 전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초등생 고학년을 대상으로 여는 캠프이데일리 주최 ‘이코비 금융·투자 캠프’는 보드 게임으로 투자를, 도미노 게임으로 보험을 이해시키는 등 놀이와 화폐 만들기, 물물교환, 은행통장 개설, 모의 주식투자 등을 통해 금융과 투자를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용돈관리가 경제감각 키워

하지만 경제교육은 생활교육. 단기간에 아이들의 경제생활 전반이 바뀔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정책연구실 김인숙 선임 연구원은 “경제캠프가 자녀들의 행동습관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는 있지만 짧은 체험이 생활전반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며 가정에서의 경제교육이 뒷받침돼야 함을 역설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정에서 용돈을 정기적으로 받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금융지능지수(FQ)가 각각 ‘47.4점’, ‘38.9점’으로 나타났으며 학생들이 돈 관리 방법을 배우는 곳으로 ‘집’(50.3%), ‘학교’(5.0%)라고 응답해 가정에서의 용돈교육이 자녀들의 금융이해능력을 향상시킴을 알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부모들에게 자녀의 용돈 교육시 “‘돈의 가치’, ‘실용적 기술과 노하우’, ‘평가’ 3가지의 일관된 원칙을 고수할 것”을 당부했으며 “이 3가지는 용돈기입장 작성을 통해 검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주 기자soo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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