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보호전문기관·경찰 조사 받고
모니터링 받던 학대우려가정서 또 학대

어린이와 강아지. ⓒpixabay
어린이와 강아지. 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pixabay

9살 소년이 여행가방에 3시간 동안 갇혀 중태에 빠졌다. 가방에 가둔 의붓어머니인 40대 여성이 긴급체포 된 중에 지난달에도 아동학대 정황이 발견돼 경찰이 조사를 했으나 이번 사고를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충남지방경찰청은 오후 7시 천안시 서북구 한 주택에서 B(43)를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날 B는 A(9)가 여행가방 안에서 놀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며 119에 신고했다. 신고 당시 집에는 B와 A, B씨의 친자녀 2명이 함께 있었으며 A의 친부인 C는 타 지역으로 외출 중이었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아들이 거짓말을 해 훈욕 목적으로 가방에 가뒀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난달에도 A가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이를 치료하던 의료진이 아동학대를 의심해 B와 C를 신고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들을 아동학대 우려 가정으로 지정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과 모니터링을 해왔으나 1일 사건을 막지 못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A는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아동학대 혐의로 B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사건 당시 함께 있었던 친자녀 2명이 학대를 방조했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해당 가정을 모니터링한 충남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프로그램 진행 상황에 대한 대답을 회피했다.

공혜정 아동학대방지협의회 대표는 “소극적인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만든 죽음”이라며 분노했다. 공 대표는 “지난해 아동학대로 집행유예를 받았던 계부에게 맞아 죽은 5살 아이 사건 때도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있었다. 이렇듯 매번 아동학대를 당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개입했음에도 죽는 아이들이 있다”며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단순히 학대 가정에 전화를 하고 ‘잘 지내느냐’ 등만 묻는다. 직접 집에 방문해 아이를 모니터링 하는 일 등은 가정 부모의 시간에 조율하다가 결국 시간이 안 맞았다며 소극적으로 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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