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때려놓고 사과 하지 않아’…
역주행·중앙선 침범
경찰, 고의성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 조사 중
스쿨존에서 발생한 사고라
제한속도 준수 등 ‘민식이법’
지켰는지도 수사 대상

CCTV 캡처
 지난 5월 25일 오후 경북 경주시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장면. 흰색 SUV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초등학생을 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피해 어린이의 가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 사진=SNS 캡쳐

경북 경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사고 피해 어린이의 가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고 당시 영상을 공개하면서 고의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주 스쿨존 사고’는 지난 5월 25일 오후 1시38분쯤 경북 경주시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초등학생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들이받은 사건을 말한다. 사고가 난 곳은 초등학교에서 180m가량 떨어진 스쿨존이었다.

피해 어린이 A(9)의 누나라고 밝힌 B씨는 지난 5월 26일 오후 자신의 SNS에 사고 영상을 올리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B씨는 “동생과 한 아이 간에 실랑이가 있었는데, 상대 아이 어머니가 자전거 타고 가던 동생을 중앙선까지 침범하면서 차로 쫓아가 고의로 들이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들끼리 아무 일도 아닌 일을 가지고 동생을 쫓아와 역주행까지 해가며, 중앙선까지 침범하고 고의적으로 동생을 들이받는다”며 “취재 나온 기자가 정확히 재보니 200m나 되는 거리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고가 난) 코너에 들어오기 전 도로마저 스쿨존”이라며 “목격자 증언에 의하면 (사고 차량의) 브레이크 등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운전 하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코너 구간은 서행한다. 그리고 무언가 부딪쳤다는 느낌이 들면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는다”며 “하지만 영상 속 운전자는 오히려 자전거 바퀴가, 그리고 아이 다리가 밟힐 때까지 엑셀을 밟고 치고 나간다. 차가 덜컹거린다”고 언급했다.

그는 “차에 내려서도 동생에게 괜찮냐 소리 한마디 안 했다. 119신고도 목격자가 해줬다”며 “이건 명백한 살인행위다. 이 영상이 없었다면 영상 속 운전자는 단순한, 경미한 사고였다고 말할까. 공유 부탁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B씨가 쓴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퍼졌다.

누리꾼들은 “시시비비를 가리기 전에 어떻게 어른이 아이에게 저럴 수 있나” “고의로 핸들을 꺾어 아이와 추돌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분노했다.

반면 “아이들 사이에 어느 정도의 실랑이가 있었는지도 알려야 하는 것 아닌가” “급하게 쫓아가다 실수한 것 같다.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정확하겠다”며 좀 더 상세한 정황을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하는 의견도 있었다.

사고는 지난 25일 오후 1시40분께 경주 동천동 동천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흰색 SUV 차량이 모퉁이를 돌아 앞서가던 자전거의 뒷바퀴를 덮치고 초등학생 A군을 쓰러뜨리며 일어났다.

A군은 다리를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사고가 나기 전 A군은 놀이터에서 운전자의 딸 C양과 다툼이 있었다. 운전자는 ‘A군이 딸을 때려놓고 사과도 하지 않는다’며 차로 쫓아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C양의 어머니인 SUV 운전자를 상대로 고의성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C양 어머니는 일부러 사고를 냈다는 의혹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쿨존에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가해 차량이 제한속도 준수 등 ‘민식이법’을 지켰는지도 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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