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상암 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성인여성 본뜬 인형 20여개 등장
FC서울 “성인용품 아닌 마네킹”

fc서울과 광주FC 경기 중계화면에 비친 인형의 모습. ⓒJTBC
FC서울과 광주FC 경기 중계화면에 비친 인형의 모습. ⓒJTBC 영상

 

프로축구 FC서울이 관중석에 인간의 외양을 똑같이 본딴 성인용품 ‘리얼돌’ 인형을 세웠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FC서울은 “패션용 마네킹 인형이며 성인용품과 전혀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형을 대여해준 해당 업체는 성인용품을 제작·판매·유통하는 업체로 드러났다.

FC서울은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시즌 첫 홈 경기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텅빈 관중석에 20여개의 성인여성 형태를 띤 인형들이 자리했다. 인형들은 FC서울을 응원하는 피켓을 들고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해당 인형들이 든 피켓과 머리에 쓴 머리띠에 ‘리얼돌’ 판매업체명과 모델이 된 BJ 이름이 포착되면서 단순한 마네킹이 아닌 성인용품인 ‘리얼돌’이라는 논란이 인터넷에서 제기됐다. 

FC서울은 18일 공식 SNS을 통해
FC서울은 18일 공식 SNS을 통해 "재질 등이 실제 사람처럼 만들어졌지만, 우려하시는 성인용품과는 전혀 연관 없는 제품이라고 처음부터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사진=FC서울 페이스북

 

FC서울은 18일 입장문을 내며 “이날 설치된 마네킹들은 기존 마네킹과는 달리 재질 등이 실제 사람처럼 만들어졌지만 우려하는 성인용품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제품이라고 처음부터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작업체인 D업체가 의류나 패션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다만 D업체에서 인터넷 방송 BJ를 관리하고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S업체에 납품했던 마네킹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S업체명이 노출되었다는 설명이다.  FC서울은 "담당자가 세세하게 파악하지 못한 점이 문제였다"며 "이 점은 변명 없이 저희의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인형들이 들고 있던 피켓과 머리띠에 기재된 채모씨는 성인방송을 하는 BJ이며 S모씨 또한 노출 사진 등을 주로 찍는 모델이다. 이들은 S업체와 협업해 자신의 신체와 성기를 본딴 리얼돌을 제작했다.

문제는 제품 대여와 납품만을 했다고 설명한 D업체와 S업체의 경영진이 같다는 사실이다. S업체의 통신판매번호와 사업자등록번호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회할 경우 C모 멉인으로 나온다. 해당 C 업체의 홈페이지에는 D업체와 S업체가 나란히 나온다. 또 C업체의 재무정보를 확인해보면 대표로 A씨, 이사에 B씨가 나온다. A씨는 D업체의 대표이며, B씨는 S업체의 대표다. 즉 D업체와 S업체는 C 법인 경영진이 경영하는 같은 업체다.

경기가 종료된 후 D업체 대표 A씨는 직접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S업체가 독단적인 홍보행위를 했다”며 “성인용품은 우리 업체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D업체 대표 A씨는 S업체 대표인 B씨와 같은 회사인 C법인에 소속돼있다.

실제로 D업체의 홈페이지에는 “성인남녀의 아름답고 달콤한 밤을 위해 안전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성인용품을 만들도록 하겠다”는 문구가 있으며 S업체는 리얼돌 온라인 구매를 위해서는 D업체를 통하면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여성신문은 D업체와 S업체, FC서울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프로축구연맹 정관 제5장 마케팅 제19조에는 ‘음란하거나 퇴폐적인 내용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광고물을 금지한다’고 돼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