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n번방을 드러낸 두명의 익명 대학생
'이달의 기자상' 받은 추적단 불꽃
언론계에 디지털 성범죄 보도 준칙 지키라 당부
신지예 여성신문 젠더폴리틱스 연구소장이 우리 시대 인물들과 티타임을 갖는다. 여성신문 온라인과 지면을 통해서 연재한다.
지치고 피곤할 때 마시는 한 잔의 차가 마음을 위로하는 것처럼, 읽는 이에게 따뜻하고 기분좋은 이야기로 다가갈 수 있기를.
기자를 꿈꾸던 2명의 대학생이 n번방을 세상에 드러냈다.
추적단불꽃 팀은 이름처럼 n번방을 끈질기게 추적했다. 텔레그램 플랫폼에서 곰팡이처럼 퍼져있는 n번방에 직접 잠입하고, 경찰에 신고하고, 기사를 통해 이를 공론화했다. 더럽고 어두운 성착취 범죄 현장을 한국 사회가 볼 수 있도록 환한 불빛을 들이댔다.
텔레그램은 폐쇄적인 운영방침을 고수하는 해외 플랫폼이라 경찰에서도 범죄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고,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라 본인이라고 할지라도 기록을 확인하기 힘들다. 누군가의 끈질긴 추적이 없었다면 대중은 n번방의 존재조차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이달의 기자상' 받은 추적단불꽃
최근 n번방 취재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알린 공로로 ‘이달의 기자상’을 받으셨어요.
- 언론사에 소속되지 않고 관련 신청도 안했는데 수상 소식을
저희는 지난해 7월부터 취재를 시작해 ‘기자란
보통 기자는 사건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보도에 충실하잖아요. 그러나 n번방 안에서 실시간으로 피해를 당하는 피해자들을 보며 n번방 피해자들이 n차 피해를 당하는 걸 보고만 있을
작년 탐사보도 공모전을 통해 취재에 돌입했다고
- 저희는 같은 학교 선후배 2명의 대학생으로 이뤄진 팀입니다. 평소에 디지털 성범죄 문제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죠. 디지털 성착취 문제를 제대로 공론화시키고 법의
왓치맨(n번방 운영자, 38세 회사원)의 블로그를 통해 n번방의 존재를 알게
- 7월에 왓치맨의 구글 블로그를 발견하게 됐어요. 디지털 성착취가 발생하고 있다는 글을 보고 n번방
n번방에 들어가니 그 실태는 너무도 끔찍했습니다. 기사 작성에 앞서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경찰에
보도 이후 n번방 탈퇴자가 하루에 1000명에
- 반성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조주빈이 잡힌 후 탈퇴자가 많아졌지만 현재 다시
‘텔레그램 n번방’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인터넷사업자의 의무를 강화하는 ‘n번방 방지법’이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했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20대 국회에서 ‘n번방 방지법’의 통과 절차를 밟는 것은 전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을만큼 시급한 사안이라는 것을 국회에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겠다.
n번방이 전국민적 공분을 사자 국회에서 관련 입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회 각층에서 어떤 대응을 해나가야
- 피해자분들께 응원이 되는 큰 움직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니 앞으로
정부에서도 최근 발표한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이 이전
언론계에서는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 보도 준칙과 윤리강령을 잘 지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적단불꽃은 뉴스통신진흥회 2차 공모전에 대한민국 언론 2차
기자를 꿈꾸는 대학생 2명, 언론을 향한 쓴소리
추적단불꽃은 자신을 드러내고 활동하지 않는다. 기자를 꿈꾸는 대학생 2명이라는 사실만 공개되어 있다. 대신 블로그, 유투브, 페이스북 등을 운영하며 자신들의 추적기를 대중에게 공개한다.
최근에는 n번방 범죄 추적 뿐만 아니라 언론방송 등의 문제도 비판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보도가 2차 가해라는 지적과 더불어 언론사들이
추적단불꽃은 지금까지 익명으로 취재를 해왔습니다.
- 그들의 행태를 너무 잘 알기에, 익명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익명으로 취재를 진행하는 지금에도 가해자들의 인원이 셀 수 없이 많아
기자를 꿈꾸는 대학생이라고 하셨는데, 아직도 기자를
-저희는 이미 기자고 앞으로도 기자를 할 것입니다. “그렇게 언론사를 겪고도 기자를 아직 꿈 꾸냐”는
“하나 트집을 하자면 사건에 개입하는 건 전통 기자의 역할이 아니다.”
정통저널리즘에 따르면, 기자란 사건을 보도하는 것에 그쳐야 할 뿐, 사건에 개입이 되면 저널리즘의 순수성을 해친다는
추적단 불꽃 활동을 하면서 기자의 본분에 대해 많은 고민과 공부를 했습니다. 가장 큰 고민은 ‘작년 7월 우리가 텔레그램 n번방의 실태를 목격했을 때 사건에 개입하지 않고 기사로만 소비하는 것이 ‘기자 정신’이었을까’ 라는 것이었죠. 저희가 생각하는 언론인의 역할은 단순히
왜 기자를 꿈꾸셨나요?
- 저희는 기자란 사건의 최전선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보도하며 사건 해결의 ‘첫걸음’을 떼는 일이라고
또한 추적팀불꽃 두 명 모두 글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같고요. 서로 기자가 우리에게 참 알맞은 직업이라는 이야기를 종종했습니다. 내가 취재하고 보도한 기사를 통해 세상이 변해간다는
앞으로의 계획과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 솔직히 말씀드리면 계속 고민 중입니다. 언론고시 준비를 해야할까, 어떻게 할까요. 아직은 미정입니다. 근시일의 계획으로는 현재 책을 쓰고 있습니다. n번 추적기와 추적팀 불꽃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 될 것 같습니다. 8월 경 나올 예정입니다.
강남역 여성살해사건과 미투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묻자 추적단불꽃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답했다.
“성폭력과 성차별은 잘못된 거라고 끊임없이 발화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