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과 5분 면담하며 추행" 인정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여성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오거돈(72) 부산시장이 23일 전격 사퇴했다. 오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한 여성에게 5분간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면서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오 시장은 이날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에서 “참으로 죄스러운 말씀을 드리게 됐다, 저는 오늘부로 부산시장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며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보수 텃밭인 부산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광역단체장으로 취임한 지 1년 9개월 만에 자진사퇴하게 됐다. 

오 시장은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며 ”그 한사람에 대한 저의 책임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는 “그 한 사람과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시간 동안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며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이런 잘못을 안고 시장직을 계속 이어가는 것은 부산시장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 분에게 사죄하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또 “피해자 분에게 또다른 상 처를 입하지 않도록 언론인을 포함한 시민 여러분이 보호해달라. 모든 잘못은 오로지 제게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부산이라는 지역공동체 문화가 남성 중심적이며 성평등하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를 방치한 부산시는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오 시장 사퇴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사퇴 이후의 부산시는 철저하게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시는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해 피해자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2차 가해를 예방해야 한다"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부산시의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서둘러 부산시에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를 구성하고 성평등 교육을 통한 조직문화와 인식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