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학벌정치 여성의 이름으로 바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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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좋아서 하는 사람은 아무도 못 막는다고 했다. 여기 느지막하게 시작한 정치가 너무 재밌어서 매일매일 행복해 하는 사람이 있으니 개혁국민정당 강남을 지구당 김수진(48) 위원장이 바로 그다.

강남에서도 잘 사는 동네로 알려진 대치동에 사는 김 위원장. 그는 때로 적당히 먹고산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한테 “한나라당 기질인 거 같은데….”하는 소리도 듣곤 한다.

“사람들이 잘 몰라서 하는 말이에요. 제 이미지상 돈 쓰는 정치는 곧 망하는 지름길인 걸요. 상향식 정치가 익숙한 개혁정당을 선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개혁정당 지구당 위원장을 맡게 된 건 지난 6월이지만 정치활동의 출발점은 지난해 시작한 노사모 활동이다. “지난해 초 강남 지역 노사모에 가입해서 활동을 시작했어요. 노사모가 아래로부터 일어서는 정치적인 힘을 발휘하려면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됐죠.” 그래서 시작한 게 강남구 노사모의 ‘릴레이 동모임’으로 주제가 있는 모임을 연속적으로 만들어 사람들을 엮고 그 활동상을 게시판에 올렸다. “사람들 조직에는 효과적이었지만 반대 목소리도 감수해야 했죠. 그 모임이 어떤 목적이 있는 거 아니냐는 그런 비판들이요.”

이렇게 조직 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그가 해왔던 일이 끼친 영향이 컸다. 96년부터 의료 관련 무역업체 메디코아의 기획실장과 대표이사를 맡은 경력이 바로 그것. 현재 ‘우리들병원’ 기획실장을 하면서도 언제나 최우선으로 두는 게 바로 조직 시스템을 갖추는 일인 그는 “조직력이 강한 편이라 시스템 구축에 자신 있다”고 자평한다.

96년 전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은 사업과 전혀 관계없는 일을 했다. 부산에서 13년 가까이 대학 강의를 나갔으니 학교에서 보낸 시간이 사업에 쏟은 시간의 두 배나 된다. 그래서일까. 공부에 대한 미련이 적지 않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역사를 전공했어요. 특히 고려시대 여성사에 관심이 많았죠.” 실제로 그가 쓴 논문은 <고려시대 여성 관인> <고려시대 모권에 관한 고찰> 등 여성사에 관한 내용이 많다.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고려시대 여성사를 제대로 해보고 싶었는데 마치지 못했어요. 어쩜 정치보다 내 인생에서 더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죠. 평생 숙제로 남겨두었어요.”

오래 학교에 있었던 그가 사업을 하게 된 건 학자의 길을 죽 가는 게 자신 없었기 때문. “사람에겐 뭔가 하나를 선택해야 할 시기가 오는 것 같아요. 제 선택엔 후회가 없어요. 오히려 학문연구와 사업이라는 두 영역을 모두 거치니 신속한 판단과 오래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정치에 걸 맞는 기량을 닦게 됐죠.”

문화가 정치를 바꾸는 힘

노사모에서 닦은 정치 감각과 여성에 대한 관심은 그를 자연스럽게 개혁정당 여성회의 준비모임으로 이끌었다. “여성들은 정치적 소수자라고 할 수 있죠. 여성의 이름으로 기존에 지역·학벌 위주로 이뤄지던 남성들의 정치 시스템과 똑똑한 여성만 리더가 돼왔던 지금까지의 모습을 타파하고 싶어요. 생활정치에 강한 여성의 힘으로요.”

어떤 생활정치를 펼치고 싶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도리어 되묻는다. “강남 여성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세요?” 그의 물음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강남에 사는 여성들은 교육 수준이 높고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그들은 사회활동에 별로 참여하지 않죠. 그들이 사회로 진출할 수 있는 에너지 출구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사치하는 여성이라는 강남여성에 대한 그릇된 이미지를 확 바꾸고 싶은 게 그가 강남에서 하고픈 활동이다. ‘강남이 바뀌면 한국이 바뀐다’는 개혁정당 강남 지구당 구호는 곧 그의 출마선언이기도 하다.

내년 총선에서 그가 싸워야 할 대상은 한나라당 오세훈 국회의원.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오 의원이다. “대치동 여성들은 한나라당 기류가 강해요. 동네 사람으로서 편하게 그들과 이야기하고 시장도 함께 다니면서 서서히 개혁당 이미지를 스며들게 할 생각이에요.” 주민과 더불어 사는 정치인의 모습으로 승부하겠다는 것.

구체적인 전략도 있다. 복덕방에서나 볼 수 있는 커다란 지도를 구해 지역분석에 들어갔다. 어느 정도까지 진행했는지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총선까지는 앞으로 9달. 치열한 체력전을 위해 일주일에 2∼3번씩 저녁 달리기를 하면서 몸 만들기에도 애쓰고 있다.

강남에 있는 당원들도 총선으로 향하는 길에 있어 그에게 커다란 힘이다. “당원들이 나를 믿고 도와줄 거라고 확신해요. 그들이 바로 제 힘이죠. 당원들이 없었다면 아마 총선도 나가지 못했을 거예요.”

그는 유독 문화를 강조한다. “문화적 감각이 있어야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할 수 있고 정치도 잘할 수 있다고 봐요. 예전부터 연극을 좋아했고 그 때 감성이 지금도 많이 남아있죠. 아버지가 음대교수였는데 아무래도 그 피를 이어받았나 봐요.” 그보다 한 살 어린 지금 남편도 그가 한창 연극에 빠져있을 때 만난 사람이라고.

그는 정치도 문화로 바꿀 수 있다고, 그 열쇠는 여성들에게 쥐어져 있다고 확고히 믿는다. “문화적인 정치로 넘어가는 출발선에 꼭 서고 싶다”는 게 바른 정치를 해야한다는 점에서 정치인은 성직자와 같은 의무를 져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소박한 욕심이다.

▲55년 부산 ▲79년 부산여자대(현 신라대) 역사교육학교 졸업 ▲92년 동아대 박사과정 수료 ▲82∼95년 부산 외국어대·신라대·동아대 강사 ▲1996∼2000년 메디코아 기획실장·대표이사 ▲2001년∼현재 우리들병원 기획실장 ▲2003년 개혁국민정당 강남을 지구당 위원장

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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