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던지고 벽보 찢고…페미니스트 후보 향한 ‘여성혐오’ 선거방해 잇따라
돌 던지고 벽보 찢고…페미니스트 후보 향한 ‘여성혐오’ 선거방해 잇따라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0.04.08 15:31
  • 수정 2020-04-08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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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후보 향한 ‘여성혐오’ 선거방해 잇따라

여성의당 후보 향해 돌 던지고
기본소득당 후보 벽보 훼손도
“명백한 여성혐오 행위”
신민주 선거캠프에 따르면 누군가 날카로운 못이나 칼로 신민주 기본소득당 은평(을) 기호7번 후보의 얼굴 부위를 긁어놓았다. ⓒ신민주 선거캠프
신민주 선거캠프에 따르면 누군가 날카로운 못이나 칼로 신민주 기본소득당 은평(을) 기호7번 후보의 얼굴 부위를 긁어놓았다. ⓒ신민주 선거캠프

4·15 총선을 앞두고 페미니스트를 선언한 후보를 향한 여성혐오성 선거 방해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신민주 기본소득당 후보의 선거 벽보가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신민주 선거캠프에 따르면 신 후보는 지난 7일 오후 2시 30분경 경찰로부터 벽보 훼손 신고가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경찰은 현장 확인 후 누군가 날카로운 못이나 칼로 신민주 후보의 얼굴 부위를 긁어놓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선거 벽보는 신 후보의 눈과 입, 목 부분이 겉에 감싼 비닐을 뚫고 종이까지 찢어져 있었다. 은평을 지역에 총 4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훼손된 벽보는 기호7번 신민주 후보뿐이었다. 

선거캠프 관계자는 “CCTV가 없는 구역에서 장갑을 끼고 벽보를 훼손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과 사진 속 후보의 얼굴 부위를 특정해 난도질을 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다분히 의도적인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여성혐오 범죄’이자 계획적인 범행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신 후보는 ‘당신의 페미니스트 국회의원’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훼손된 벽보는 지문감식을 위해 경찰이 회수해 간 상태다. 그러나 벽보가 훼손된 구역에는 CCTV가 없고 지문 또한 나오지 않아 현재는 유전자 감식에 착수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신민주 후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훼손된 벽보를 보는데 마치 남의 벽보를 보는 것처럼 어색했다”며 “분노스럽고 억울한 감정이 들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지원 여성의당 비례대표 후보(1번). ⓒ여성의당 선거대책본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지원 여성의당 비례대표 후보(1번). ⓒ여성의당 선거대책본부

앞서 지난 2일 이지원 여성의당 비례대표도 선거운동 중 자원봉사자가 남성이 던진 돌에 맞는 일을 겪었다. 여성의당 선거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오후 6시 30분경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유세운동 중인 이지원 여성의당 비례대표 후보를 돕던 자원봉사자가 남성이 던진 돌에 맞았다.

여성의당은 여성 의제를 전면에 내세운 정당이다. 이지원 후보는 “여성이 목소리를 내면 돌을 맞는 일이 2020년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정치에 반드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의지를 더욱 굳건히 다지게 됐다”고 밝혔다.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의 훼손된 선거 벽보들. ⓒ트위터, 신지예 후보 캠프
지난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신지예 후보의 훼손된 선거 벽보들. ⓒ트위터, 신지예 후보 캠프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는 페미니스트 후보들을 향한 선거운동 방해 행위에 대해 ‘명백한 여성에 대한 폭력’이라고 밝혔다. 권 대표는 “특히 젊은 청년여성후보가 페미니스트일 때 일어난다”며 “물론 행위에 대한 이유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벽보 가운데 유독 청년여성페미니스트 후보의 벽보만 훼손됐다는 것이 반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식적 홍보물에 대해 비공식적인 방법을 사용해서 훼손하는 것은 공공사회에서 지켜야 할 윤리를 훼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당들은 공당으로서 이 사건에 대해 의견을 적극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선거의 장에서 여성 후보들이 공격을 받는 것에 대해 정당들이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며 “그러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정당들은 마치 한국 정치가 여성의제에 보여주는 소극적 태도를 이번에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건은) 이번 ‘N번방 사건’에 대해 각 후보들과 정당들의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며 “그들이 성인지감수성이 낮다는 것을 적확하게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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