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동제한령 내리자 가정폭력 늘었다... 프랑스 32%, 영국 20% 급증
'코로나19' 이동제한령 내리자 가정폭력 늘었다... 프랑스 32%, 영국 20% 급증
  • 박지은 기자
  • 승인 2020.04.04 10:46
  • 수정 2020-04-04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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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근 2주간 가정폭력 신고 전화 2배 증가
중국, 징저우 지역 전년 대비 신고 2배 늘어
"일부 남성들, 이동제한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아내폭력으로 풀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가 집에만 있으라는 이동 제한령을 15일 더 연장한 가운데 파리 거리 의자에서 한 노숙자가 잠을 자고 있다. ⓒ 뉴시스·여성신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가 집에만 있으라는 이동 제한령을 15일 더 연장한 가운데 파리 거리 의자에서 한 노숙자가 잠을 자고 있다. ⓒ 뉴시스·여성신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프랑스, 영국 등에서는 가정폭력이 늘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마리자 페이치노비치 부리치 유럽 정상회의 사무총장은 독일 DPA(Deutsche Presse Agentur)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남성들이 집에 있는 기간이 늘면서 여성과 어린이들이 학대당할 위험이 더 크다"며 여성과 아이들을 상대로 한 가정폭력을 우려했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 프랑스 내무장관은 프랑스 2(France 2)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령 이후 전국적으로 가정폭력이 32%, 파리에서는 36% 증가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3월 17일부터 전 국민을 자택에서 나오지 못하게 했고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사유서를 소지해야만 외출할 수 있게 했다.

BBC에 따르면 영국과 북아일랜드에서도 최근 이동제한령이 시행된 후 가정폭력이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한 주 동안 가정폭력 상담소에 걸려온 전화량이 65% 증가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CNN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한 봉쇄조치 이후 미 뉴욕 나소 카운티는 가정폭력 사건이 10% 증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국립 가정폭력 핫라인(The National Domestic Violence Hotline)은 하루에 2000통에 가까운 전화를 받고 있으며 지난 2주 동안 가정폭력 전화 신고 건수가 두 배로 증가했다.

중국의 ‘환구시보’는 후베이성 봉쇄 조치 이후 젠리현과 첸장시에서 가정폭력이 300건이 넘었고 보도했다. 징저우에선 봉쇄령이 내려진 2개월간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전년 대비 3배나 늘었다.

CNN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적인 고립에서 온 스트레스의 증가가 가정폭력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족들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할수록 상대방을 더 학대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BBC와의 인터뷰에서 한 인권 운동가는 “생존자들은 더욱 고립되어 있고 그들의 폭력적인 파트너들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코로나가 발생하는 동안 탈출할 방법은 더욱 제한적이 됐다”며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남성들이 이동 제한으로 스트레스를 받자 그것을 아내에게 푸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또 만성적 폭력에 시달리던 피해자들이 가해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오래 머물면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도 경고했다.

각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프랑스 정부는 피해자들이 집을 떠나 머물 수 있도록 호텔 방 2만 개를 지원하고, 20여개 식료품점에 임시 상담센터를 개설하기로 했다. 영국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지방의회에 16억 파운드 지원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약국에 신고 버튼을 비치해 피해자로부터 폭행 사실을 전달받은 약사가 이 버튼을 눌러 직접 수사기관에 연락할 수 있게 했다. 영국은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상황에서도 정부가 가정폭력 피해자는 예외적으로 자택을 벗어나 이동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그린란드 정부는 가정폭력과 아동폭력을 막기 위해 오는 주류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스페인 정부도 약국에서 가정폭력을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피해자들이 머물 임시 숙소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BBC는 미국, 영국이 코로나19 사태로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눈에 보이게 늘어나는 것과는 반대로 개발도상국에서는 오히려 신고 건수가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유는 취약 계층에 있는 여성이 가해자와 함께 생활하는 작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신고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가정폭력이 오히려 소폭 감소한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부터 4월 1일까지 가정폭력 신고는 전년 동기 신고 4만7378건과 비교해 4.9% 감소한 수치인 4만5065로 집계됐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을 전후해서 가정폭력 증가율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단체는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가정폭력을 당했을 때 적극적으로 신고를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가정폭력 신고가 증가했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피해자가 가해자와 같이 있는 경우 오히려 신고를 꺼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따라서 코로나19 이후 가정폭력 증가율에 대해서는 더 시간이 지나야 정확한 통계와 분석이 나올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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