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최대 6개월 장기 유급휴직제 이달 시행 검토
아시아나항공, 전직원 대상 15일 무급휴직 실시중
이스타항공, 희망퇴직 접수 뒤 45% 직원 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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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2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6개월 범위 내 장기유급휴직, 순환 유급휴직제 등 다양한 안을 거론한 비상경영안을 검토하고 있다.ⓒ대한항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생존절벽에 몰려 그야말로 시름하고 있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업계는 임금 반납과 유,무급 휴직에 감원까지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자금 흐름이 끊겨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대한항공마저 무너지고 있어 지금 위기 상황이 최고치에 달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사로서 기초체력이 탄탄한 대한항공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6개월 범위 내 장기유급휴직, 순환 유급휴직제 등 다양한 안을 거론한 비상경영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상경영안이 노조와 협의로 통과되면 이달 중순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유급휴직은 통상적으로 임금의 70% 수준이 지급되며 이 중 절반은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 회사로서 인건비 절감 효과가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운항 노선의 90%를 운휴하거나 감편한 상황이다. 중국, 미국,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입국을 거부하면서 현재 145대 여객기 중 100여대가 멈춰섰다. 오는 13일부터 5월 31일까지 워싱턴, 보스턴, 댈러스, 시애틀, 라스베이거스, 호놀룰루, 토론토, 벤쿠버 등 미국과 캐나다 노선을 중단한다. 앞서 대항항공은 외국인 조종사 400여 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무급휴가를 실시한 데 이어 부사장급 이상 월 급여의 50%, 전무급 40%, 상무급 30% 가량 반납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미국, 유럽, 일본 등으로 확산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고정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급휴직이라는 특단의 대책을 꺼낸 것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이 7년 만에 코로나9 여파에 연간 영업손익이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증권가에선 대한항공 연간실적으로 매출 11조3640억원, 영업손실 453억원을 기록해 영업 손실 규모가 2013년 195억원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항공사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15일간 무급휴직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직원이 최소 10일 이상 무급휴직보다 더 강화된 조치로 휴직 대상이 조직장으로 확대됐다. 2월부터 모든 임원 일괄사표 제출과 임원, 조직장 급여 반납 등을 선포한 데 이어 임원 급여를 10% 추가 반납해 임원들은 60% 임금 반납으로 비율이 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로 국제 여객 노선이 약 85% 축소되고 4월 예약율도 전년 대비 90%이상이 취소돼 불가피하게 전직원 무급휴직 확대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나 언제까지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해야 할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이 이달 전직원 15일 이상 무급휴직 실시를 근로자 동의 없는 일방적인 휴직 강요라며 거부하면서 노사 간 진통을 겪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7일 예정된 1조47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납입일을 연기한 바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연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스타항공도 최근 희망퇴직을 공고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오는 3일과 17일 두 차례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오는 24일 구조조정 대상자를 확정, 통보한다. 정리해고는 다음달 31일 될 예정이다. 희망퇴직을 받은 뒤 목표보다 적으면 정리해고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측은 노사 회의를 통해 전체 직원 1683명인 중 현재 적정 인원을 930여명을 산정했다는 설명이다. 최종 구조조정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대략 45%인 750여명 직원이 될 것으로 보이며 시점은 5월 말로 가닥이 잡혀 있다. 앞서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을 이달 1일자로 계약 해지했다. 지난달 말 국제선에 국내선 운항이 모두 잠정 중단된 셧다운에 처한 터라 임직원 급여를 2월 40%만 지급하고 3월에만 지급을 못했다. 이미 보유 항공기 23대 중 2대를 반납했으며 8대도 리스 계약을 종류하고 반납할 정도로 유동성 부족으로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3월 31일 기준 인천국제공항 출발 여객수는 1411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9만4560명) 보다 98%가 급감했다. 사실상 셧다운(영업중단)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인천공항 국제선(93개)이 김포공항의 국내선(98개)보다 적은 데다가 여객수도 국내선(9997명)보다 적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 매출 손실이 6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18일 내놓은 지원책이 참담한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지금과 같은 전면적인 셧다운 상황에서 항공사가 고강도 자구책으로 대응하기에는 속절없는 수준으로 국내 항공사가 무너질 경우 일자리 16만개가 사라지고 국내총생산 11조원이 감소할 정도로 위기에 처해, 채권 발행 시 국책은행의 지급보증이나 무담보 대출 등 정부의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대항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등 국적사들은 입장을 조율해 국토교통부에 호소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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