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채팅방 간 세력다툼 격화
입장료 통한 수익이 원인 돼

SNS 여성 이용자 무차별 협박
혜택 걸고 서로 신상정보 털어
‘로리대장태범’ 지난해 11월 검거
조직적으로 역할분담해 범행

현재 제보로 확인 된 운영자 수 11명 이상

ⓒ홍수형 기자
‘박사’ 조주빈은 텔레그램 내 또 다른 성착취 대화방 운영자들과 세력 다툼까지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보를 통해 확인된 성 착취 유포 채팅방 운영자만 11명이다. 이들은 피해자 확보 경쟁까지 벌였다. ⓒ홍수형 기자

 

여성들을 협박해 가학적인 성 착취 영상을 제작해 유포한 모바일 메신저 단체 채팅방은 N번방과 박사방만 있지 않았다.  ‘박사’ 조주빈(25)은 ‘로리대장태범’, ‘chester’ 등 다른 수많은 단체 채팅방 운영자들과 경쟁을 벌였다. 이들은 서로 자신의 채팅방에 더 많은 회원을 끌어모으고 다른 운영자들을 견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썼다. 채팅방 참여자들에게 성 착취 피해 여성과의 만남, 고액방 입장 등을 걸고 다른 운영자의 신상털이를 지시하고, 그 신상을 토대로 협박을 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일명 제2N방을 운영한 닉네임 ‘로리대장태범’ A(19)씨와 운영을 도운 일당 4명을 지난해 11월 검거해 아동·청소년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4일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여중생 3명을 협박해 아동 성 착취 영상물을 76편 제작해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 ‘제2의 N번방’에 유포했다. 이들은 ‘프로젝트 N’이라는 명칭으로 범행을 모의하고 피싱사이트 제작, 피해자 유인 및 접촉, 피해자 협박, 채팅방 운영 등 역할을 나누고 활동했다. 

강원경찰청은 현재까지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을 통한 성 착취 영상 유포자 11명을 검거해 5명을 구속했다. 여기에는 ‘와치맨’ B(38세, 경기도 거주, 회사원)씨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갓갓과 박사의 범행수법을 모방해 여성들을 유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SNS의 여성 이용자들에게 보내졌던 사기 협박 메시지와 피싱(Fishing)코드 메시지. ⓒ독자제보
당시 SNS의 여성 이용자들에게 보내졌던 사기 협박 메시지와 피싱(Fishing)코드 메시지. ⓒ독자제보

 

지난해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여성 이용자를 대상으로 경찰을 사칭해 협박하거나 이용자의 불법촬영 사진과 영상 등이 포르노 사이트에 게시됐다며 스마트폰을 해킹하는 ‘피싱코드’를 살포하는 사건이 줄지었다.

SNS 상에서 여성 이용자들을 향한 협박과 성 착취 문제를 추적한 제보자 A씨는 지난해 여름 이후 스마트폰을 해킹하는 ‘피싱코드’ 피해 제보가 줄지었다고 밝혔다. A씨는 “범인의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몇몇 가해자는 실제 피해자를 만나 성폭행 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대부분의 가해자는 피해자를 협박해 성 착취 영상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일명 N번방 운영자들은 협박을 통해 제작한 성 착취 영상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이 주목적이다. 각 채팅방의 입장료로 20~150만원의 고액을 책정됐다. 20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에 따르면 “수시로 (참여자가)드나들고 대화방을 만들었다가 없애길 반복해 정확히 유료회원수는 특정 안 된다. 최고 많았을 때는 1만명 단위, 적을 때는 수백명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각 방 운영자들 사이에서 치열한 세력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확인된 성 착취 유포 단체 채팅방의 운영자 수는 와치맨, ‘박사’ 조주빈, ‘chester’, ‘corgi’, ‘똥집튀김’, ‘kanghodong’, ‘켈리’, ‘키로이’, ‘느므’, ‘미희’, ‘찐’, 로리대장태범, ‘o17lo3’ 등 최소 11명 이상에 이른다. 전원 남성이다.  

성 착취 유포 채팅방 운영자 중 한 명인 미희(남,25)의 신상정보 유포 하는 ‘박사’ 조주빈의 모습. ⓒ독자제보
성 착취 유포 채팅방 운영자 중 한 명인 미희(남, 25)의 신상정보 유포 하는 ‘박사’ 조주빈의 모습. ⓒ독자제보

 

세력다툼이 벌어지며 각 방 운영자들은 로리대장태범 일당과 같이 조직적으로 성 착취 피해자 확보에 나서거나 채팅방 참가자들에게 각 방 운영자의 신상정보를 가져오면 혜택을 주겠다고 회유했다. 주로 성 착취 피해자와의 만남과 고액 채팅방 입장이 혜택으로 홍보됐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신상정보를 입수해 뒤를 따라가 영상 등을 찍고 협박하는 일도 벌어졌으며 성추행을 목격해 피해자 신고를 돕는 일까지 벌어졌다. 

24일 민갑룡 경찰청장은 N번방 관련 청와대 국민동의청원 답변에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영상의 생산·유포자는 물론 가담·방조한 자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이나 영상의 불법촬영·유포, 이를 빌미로 한 협박,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여성긴급전화1366,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02-735-8994)에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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