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플라스틱 65.4% 절감 추진…동원산업·동원F&B·동원홈푸드·동원시스템즈 등 본격화
동원F&B, 국내 기업 최초로 얼린 샘물 보냉재 ‘동원샘물 프레쉬’ 출시

동원산업은 지난달 26일 매년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저감화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동원산업

 

플라스틱 쓰레기로 해양 생태계 오염이 전 지구적 문제로 부상한 가운데 세계 최대 원양선단을 보유한 동원산업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활동을 중장기 경영 목표로 삼고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동원산업은 지난달 26일 매년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저감화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기업집단에서 환경 보호 방침을 기업 경영 활동으로 제시해 관련 조직이나 담당자를 구성한 회사는 동원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 TPO(Total Plastic Officer) 직책을 신설해 선박별로 플라스틱 관리팀을 구성, 전사적인 플라스틱 절감 운동을 관리감독하고 있다. 현재 내부 인사인 한국희 동원산업 부장이 TOP를 맡았으며 선박당 2~3명씩 총 100여명 인원이 플라스틱 관리팀으로 꾸려진 상태다.

플라스틱 저감화 3개년 계획은 환경부의 플라스틱 저감화 방침에 따라 수협 등 국내 관련 단체 연계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eaBOS(Seafood Business for Ocean Stewardship)를 비롯한 다양한 국제 수산기구의 시행 방침을 준수하고 적극적으로 이행할 준비를 마쳤다.

동원산업은 앞으로 3년간 총 40척의 자사 원양어선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소모품 양을 2019년 연 409.8톤에서 2022년 연 141.6톤으로 약 65.4% 절감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절감되는 플라스틱 소모품의 양은 총 268.1톤으로 500ml 플라스틱 생수병으로 환산하면 무료 1680만개에 달한다.

먼저 이 회사는 최대 보유 선박 기업답게 조업에 사용하는 집어장치(FAD)를 기존 플라스틱 소재에서 생분해가 가능한 바이오 집어장치로 변경하고 있다. 일반적인 플라스틱 소재로 그물이나 비닐 등으로 만들어진 집어장치는 사용 후 버리는 반면 바이오 집어장치는 나무와 천연섬유 소재로 제작돼 생분해가 가능하다. 바이오 집어장치 사용률을 2022년까지 60% 이상 높이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선박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소모품들도 친환경 포장재로 대체하고 사용효율을 늘리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의 작업용 테이프, 비닐 완충재, 노끈 등을 종이 재질로 교체한 데 이어 전 선박에 무상으로 공급된 생수도 기존 2리터 페트병에서 18.9리터 생수통 정수기로 바꿨다.

향후 선박 ‘국제해사기구(IMO)인증 소각기’와 압착기 운영을 확대해 선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들도 자체 처리하고 매월 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종이, 나무 등 소각이 가능한 폐기물들은 소각하고 플라스틱, 고철, 유리 등 소각할 수 없는 폐기물들은 압착해 비축했다가 향후 100% 회수하기로 했다. 현재 IMO 인증 소각기와 압착기 운영은 동원산업이 유일하다.

동원산업은 지속가능수산물분야에서 글로벌 비영리기구 MSC(Marine Stewardship Council)로부터 국내 수산기업으로 가장 먼저 지속가능한 어업 인증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2016년부터 MSC 어업인증을 준비해 3년 여 간 평가 끝에 인증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자녀세대에게 지속가능한 바다 식량자원을 물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현재 세계 어획량 중 약 15%가 MSC 인증받은 수산물이다. 지속가능 어업을 위해 ‘해양환경 보호지침’, ‘선단운영 관리지침’ 등을 만들어 이행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SeaBOS(Seafood Business for Ocean Stewardship)의 유일한 한국 회원사다. 지난 2016년 결성된 SeaBOS는 플라스틱 사용 저감,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추적가능성과 투명성 개선, IUU 및 IUU 제품 척결 등 10가지 주요 의제를 설정해 수산업계를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2021년 한국에서 SeaBOS 연례회의를 주관할 예정이다.

동원F&B, 국내 기업 최초 얼린 샘물 보냉재 출시…아이스팩 대신 먹고 마시고! 

동원그룹은 계열사별로 필환경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동원F&B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생산 유통, 소비, 폐기에 이르기까지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와 오염 등을 고려한 친환경 패키징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주 사용용기인 캔과 페트 용기에 대해 안전하고 부피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해 재활용과 폐기 방법으로 연 783t 플라스틱(페트) 사용을 줄인 성과를 거뒀다.

이 회사는 국내 기업 최초로 얼린 샘물 보냉재 ‘동원샘물 프레쉬’를 24일 선보였다. 그동안 쓰인 아이스팩은 플라스틱 성분의 아이스젤이 들어있어 재활용이 불가능한데다가 싱크대나 하수구에 버릴 경우 환경오염 원인으로 지목된 물질이다. 폐기 시 젤을 종량제 봉투에 버리고 비닐팩은 따로 분리해서 버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소비자들은 500ml 제품을 얼린 보냉재를 아이스팩 대신 사용 후 100% 재활용 및 재사용하거나 물을 언제든지 음용할 수 있어 환경보호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는 중이다. 이 제품은 2013년 환경부와 페트병 경량화 실천 협약을 맺은 후 플라스틱 저감화를 지속해 환경부로부터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받은 친환경 페트병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더 반찬에서 사용한 배송용 스티로폼 박스를 전면 퇴출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박스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원F&B는 24일 국내 기업 최초로 얼린 샘물 보냉재 ‘동원샘물 프레쉬’를 선보였다.ⓒ동원산업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가정간편식 온라인몰 더 반찬은 재사용할 수 있는 에코박스를 특수 제작해 HMR 배송용으로 시험 운영을 시작했다. 에코박스는 특수 섬유로 제작해 오염이 적어 반복사용할 수 있으며 다음 주문 시 문앞에 두면 배송기사가 수거해 다시 활용할 수 있다.

포장재 기업의 환경 훼손도 심각한 수준이다. 플라스틱 산업의 유럽 연맹체인 플라스틱 유럽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에 존재하는 플라스틱 제품의 30.9%가 포장재였다.

동원시스템즈는 지난해 8월 약 90%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식품 파우치 ‘에코소브레’를 개발했다. 에코소브레는 친환경적이며 외부 차단성까지 높은 특수 종이 소재와 자체 개발한 생분해 필름을 재료로 독자적인 접착기술과 코팅기술을 도입해 탄생한 신소재 파우치다. 제조 공정에서 수성잉크 인쇄와 무용제 집착 등 친환경 공정을 적용해 2년 내 약 90%가 생분해가 가능하며 외부 차단성까지 완벽하게 갖춘 획기적인 제품이다.

이밖에도 동원시스템즈는 자회사인 테크팩솔루션을 통해 맥주용 유색 페트병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초경량 유리병을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 대용량 초경량 유리병은 1L의 대용량 제품으로 같은 용량 기준 일반 유리병보다 43% 가볍지만 강도는 비슷하다. 그동안 유리병은 100%재활용이 되지만 무겁고 깨지기 쉬운 탓에 대용량 제작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대용량 일반 유리병 대비 생산 단가가 저렴하기까지 하다.

이러한 친환경 노력은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말단직원으로 부산의 참치통조림 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경영수업을 시작한 그는 재벌2세 답지 않게 소탈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과 계열사 임직원에게 필환경 경영방침을 당부하며 묵묵히 지원하고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대한민국 미래는 바다에 있다’는 담임 선생님 말씀에 부산국립수산대 어로과로 진로를 바꿔 36세인 1969년 동원산업을 창업했다.  김남정 부회장은 부친 김재철 회장의 경영 소신을 그대로 물려받았다고 한다. 1982년 출시된 동원참치는 현재까지 62억캔 넘게 팔렸다. 바다를 지키는 기업이 인류를 지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국내 최대 수산업체를 일궈낸 동원산업의  환경 경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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