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영국·미국 등 감염 우려해 선거 연기
4·15총선 그대로 진행 시 투표율 저조 예상
정부 “투표소 방역·이상 증상 유권자 분리”
재외국민투표도 난항 예상, ‘귀국투표 제도’ 안내

18일 종로구방역단이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8일 종로구방역단이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4·15총선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선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또 다른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세계 각국은 예방을 위해 선거를 연기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세로 선거에 차질을 겪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15(현지시간) 실시한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기권율이 56%에 달했다. 임산부·노인·환자 등 감염에 취약한 계층이 위험을 피하기 위해 기권한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는 저조한 투표율과 감염 우려로 오는 22일 예정된 지방선거 결선투표를 연기했다.

영국도 오는 57일 예정된 지방선거를 1년 연장했다. 미국 대선 경선도 속속 연기되고 있다. 루이지애나주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선 후보 예비선거를 다음달 4일에서 620일로 연기했다. 미국 오하이오 주도 선거 연기를 권고했다. 독일 기독민주당은 내달 25일 예정된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연기했다.

한국은 강행 의지다. 정부와 선관위는 현재까지 총선 연기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18일 코로나19 국면에서 맞는 4·15총선을 준비하며 전체 투표소 및 기표기구 방역과 이상 증상 유권자를 위한 별도 기표소 설치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실시되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감염을 걱정하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투표율이 낮아질 수도 있다면서도 공명선거와 함께 투표소에서 유권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전체 투표소와 기표용구 등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선거 당일 이상 증상이 나타난 유권자도 투표할 수 있도록 임시 기표소도 설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확진자와 자가 격리자들의 투표에 대한 우려가 많다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거소투표, 생활센터 내 사전투표소 설치 등의 대책을 내놨으니 관계부처는 최대한 많은 분이 투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4·13 총선 사전투표 마지막날인 9일 오후 서울역에 설치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 마감시간을 앞두고 투표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cialis manufacturer coupon site cialis online coupon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정부 대응 방침과 별개로 재외국민투표는 비상이 걸렸다. 도시가 봉쇄된 중국 우한, 이동제한명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일정 규모 이상의 모임을 금지한 미국 뉴욕주 등 해외 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선관위는 재외선거에 제약이 따르는 지역에 대한 대책으로 귀국투표 제도를 안내할 예정이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선거 연기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민생당 박주현 공동대표가 국회에 다녀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지난 13일 자가 격리에 들어가며 선거 연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에는 코로나19 대책을 위해 21대 국회의원 선거 한 달 연기를 요청하는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4·15 총선을 예정대로 진행하면 임산부·노약자 등 건강 취약 계층이 대중이 밀집하는 투표소 방문을 꺼려 기권할 가능성이 높다. 투표소 방문으로 코로나19 감염에 노출될 우려도 있다.

임신 9개월 차인 임신부 김수경(30)씨는 총선 투표에 참여하고 싶은데 투표소를 가는 일이 걱정된다. 주변에서 투표소에 가지 말라고 말린다. 선거권은 국민의 권리인데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투표를 행사해야 하는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선거 연기 가능성은 낮다. 정부는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최근 확산하는 추세와 달리 한국은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규 확진자 수가 전국적으로 줄었고, 큰 비중을 차지하던 대구·경북 지역의 신규 확진자 수도 크게 줄었다반면에 완치자 수는 많이 늘어 격리 치료를 받는 환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돌발 상황이 없는 한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난 16일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