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큰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시
편집자 "마치 전쟁 소식지 같았다"

이탈리아 베르가모의 일간지 레코 디 베르가모의 부고 지면. 평소 2~3페이지였던 부고면이 코로나 19 사태로 10~11면으로 증면됐다. [서울=뉴시스·여성신문]
이탈리아 베르가모의 일간지 레코 디 베르가모의 부고 지면. 평소 2~3페이지였던 부고면이 코로나 19 사태로 10~11면으로 증면됐다. [서울=뉴시스·여성신문]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지역 신문 부고 지면이 대폭 증면됐다. 

지난달 13일 롬바르디아주에 있는 북부 베르가모의 지역 일간지인 레코 드 베르가모(L’Eco di Bergamo) 는 10페이지에 걸친 부고를 실었다.

한 달 전이던 2월 9일 당시 레코 디 베르가모내 부고란은 한 장 반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의 확진자 수가 폭팔적으로 늘어난 이후에는 부고면이 10~11면으로 증가했다. 부고 기사만 10페이지에 걸쳐 실리는 전례 없는 일은 현재 이탈리아가 겪고 있는 심각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이 신문의 편집자는 “마치 전쟁 소식지 같았다”라고 말했다. 부고면 담당자인 다니엘라 타이오치는 “마치 화학 폭탄이 터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한 페이지에 20여 명의 부고 기사가 실려 있는 것으로 추정하면 단 1~2일 새 수백 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부고면에 사망의 사인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대부분은 코로나 19로 사망한 환자들이었다. 부고 기사에 실린 사망한 환자들의 나이 등 세세한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알베르토 체레솔리 편집국장은 "가뜩이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독자들이 더 힘들어할까 봐 부고 지면을 신문의 맨 뒤쪽에 실으려 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신문 중간에 실었다"고 말했다.

베르가모는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주도이자 경제금융 중심지로 밀라노의 동쪽에 자리 잡은 도시로 크기는 서울의 4배 정도에 인구는 110만 명 정도다. 공업이 발달해 이탈리아에서도 꽤 부유한 도시였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19가 발생한 이후 최근 일주일 사이 385명이나 사망하는 등 죽음의 도시로 변해 버렸다.

이탈리아는 현지 시간 기준으로 코로나 19의 누적 확진자수는 3만 1506명 누적 사망자는 2503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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