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이길 자신 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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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기태 >

송미화 중진 남성의원에 도전

한나라당 중진 이재오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진 자신만만한 젊은 여성이 있다. 송미화 민주당 은평을지구당 부위원장이다. 당 대표 경선에까지 나간 이 의원을 상대로 싸움을 벌일 송 부위원장은 “자신있다”고 당당히 말한다. 서울시 의원 출신의 송 부위원장. 그의 출사표를 들어보자.

한 때 민중당 사무총장으로 진보진영을 이끌었던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은 지금 보수야당의 당대표 경선에 나설 정도로 중량급 정치인이 됐다. 재선의 이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진 젊은 인재가 있다. 민주당 송미화(42) 은평을 지구당 부위원장이 주인공.

“상대가 좀 무게가 나가야 해볼만 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전 운이 좋네요. 선거요? 자신 있습니다.” 은평구 대표로 민선 2기 서울시 의원을 지낸 송 의원은 굳이 따진다면 정치신인이다. 그가 이재오 의원을 맞수로 두고서도 자신만만한 이유가 뭘까.

“주변의 문제부터 푸는 게 정치입니다. 이 의원은 은평구 발전에 제 몫을 하지 못했어요. 유권자들이 그걸 잘 알죠. 지방의회 의원을 지낸 만큼 생활 속 문제들을 끄집어내고 해결하는 데 나름대로 묘수가 있습니다.”

2년 연속 우수의원 선출

이런 그의 말이 헛구호가 아님은 서울시 의원 시절 2년 연거푸 시정 우수의원으로 뽑힌 데서 알 수 있다. 4년 동안 의정보고서를 6번 내 직접 들고 돌아다닌 이도 그가 유일했다. 시의원을 마친 뒤 그는 안팎의 지난해 지방선거 때 은평구청장에 도전했지만,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 탓에 당내 경선에서 쓴잔을 마셨다.

“내부경선은 여성에게 여러모로 불리해요. 경선에 나선 여성에게 가산점을 주거나, 여성전용구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죠.” 지난 일에 오래 얽매이면 앞일을 도모하지 못하는 법. 송 부위원장도 같은 생각이다.

“우리 은평구에 쌓인 현안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은평구는 공립고교, 대학 하나 없는 동네예요. 절반은 그린벨트에 묶여 있고요. 할 일이 많습니다.” 신혼시절 1년을 빼고 은평구에서 줄곧 살아온 그답게 지역현안에 훤했다.

“열악한 교육환경, 진관외동 뉴타운 개발과 관련한 주민 보상 등 국회의원이 할 일이 많아요. 그런데 이재오 의원이 해결한 게 없죠. 국민이 체감하는 정치를 하려면 주변 문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 일을 제가 하겠단 것이죠.”

송 부위원장의 일과가 바쁜 이유다. 기독교 신자인 그는 날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기도를 하면서 마음을 추스른다. 그 뒤엔 동네 인근 야산을 올라 주민들과 만난다. 시의원 시절 의정보고서를 들고 뛰어 다녔던 것처럼, 하루 종일 은평구 일대를 뛴다.

은평을지구당은 흔히 말하는 ‘사고지구당’이다. 사실상 지구당 총책인 송 부위원장의 고민도 그만큼 크다. 진성당원의 자발적인 협력으로 꾸려 가는 지구당을 만들기 위해 그가 잡은 목표는 진성당원 600명을 채우는 것. 과거 지구당을 오갔던 당직자들은 일부러 만나지 않는다.

일하는 국회 만들 터

“은평을은 최근 몇 년 동안 선거에서 이긴 적이 없는 곳이에요. 당원들의 좌절감이 크죠. 이들이 재기하도록, 승리의 확신을 주는 게 중요합니다.” 열 달이 채 남지 않은 내년 총선을 맞이하기 위해 송 부위원장은 ‘돈 쓰는’ 선거운동 방식부터 바꾸기로 했다. 일일이 만나 ‘감동을 주는’ 고전적인 방식과 인터넷을 활용해 진성당원을 조직하는 현대적 방식을 접목한다는 것.

이런 정치구상이 가능했던 건 그의 남편 덕이다. 처음 정치를 권한 것도 남편이다.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무시당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써달라는 당부를 했어요. 모든 면에서 든든한 후원자죠.”

송 부위원장이 구청장 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 그의 딸은 “왜 구청장이 되려고 하냐”고 물었단다. 그는 “우리 딸들에게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정말 일 잘 하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요. 국민의 힘을 무서워하고, 국민을 대신해 밤늦도록 일하고 공부하는 국회가 돼야 합니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의 ‘20년 대장정’을 흠모하는 송 부위원장의 집념이다.

▲61년 서울 ▲85년 덕성여대 국문과 ▲85년 서울 YMCA 환경위원 ▲97년 15대 대통령선거 김대중 후보 연설원 ▲98년 새정치국민회의 6·4지방선거대책여성위 위원 ▲98년 제5대 서울시의회 의원(서울 은평구) ▲2003년 민주당 서울 은평을지구당 부위원장

배영환 기자ddarijoa@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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