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선 칼럼] ‘우리는 행진하고 행진하네… 빵과 장미를 위해’
[김효선 칼럼] ‘우리는 행진하고 행진하네… 빵과 장미를 위해’
  • 김효선 발행인
  • 승인 2020.03.06 07:15
  • 수정 2020-03-06 1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여성의 날,
비정규직·저임금직에 몰려있는
취약한 여성의 삶 돌아봐야
2월 23일 국제여성의날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 시위자들은 “아이에게 먹을 것을” ”가족들에게 병사를” “수호자들에게 자유와 평화를”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State Museum of Political History of Russia
1917년 2월23일(그레고리력 기준, 율리우스력 3월 8일) 러시아 수도 페트로그라드(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여성 노동자들이  “아이에게 먹을 것을” “수호자들에게 자유와 평화를”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러시아 2월 혁명의 기폭제이자 세계여성의 날이 3월 8일로 확정되는 계기가 됐다. ⓒState Museum of Political History of Russia

 


‘빵과 장미’는 세계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슬로건이다. 20세기 초반 자본주의 체제의 확산과 함께 일어난 여성노동자운동은 여성인권운동, 참정권운동, 사회주의 혁명으로 연결되면서 세계사 재편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1908년 뉴욕 럿거스 광장에서의 시위를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전반의 파업, 러시아 2월 혁명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빵과 장미’는 여성들의 중요한 상징이 됐다. 특히 미국 시인 제임스 오펜하임의 시 ‘빵과 장미’를 통해서 더욱 유명해졌다.  

여성의 생존권과 여성운동을 상징하는 ‘빵과 장미’는 존 바에즈, 존콜린스, 등 의식있는 여성가수들은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가 되었다. 다양한 버전의 노래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빵과 장미’는 ‘님을 위한 행진곡’처럼 대중적인 투쟁가로 널리 확산되었다.  

올해도 세계여성의 날이 찾아왔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모든 행사가 취소됐다. 대한민국 전체가 멈추고, 생계가 멈추는 판에 여성의 날 운운 하는 게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정국 속에서 맞는 여성의 날이야말로 ‘우리들의 빵과 장미는 안녕한가?’를 물어야 한다. 비정규직, 임시직, 저임금직에 몰려 있는 여성들의 생계는 더 취약해졌다. 

100여년전 지구 저편에서 광장으로 뛰어나온 여성들이 외쳤던 ‘빵과 장미’를 시와 노래로 만나면서 여성의 날 축제가 없는 허전함을 채워봐야겠다. 

Bread and Roses

                                          By James Oppenheim

As we go marching, marching, in the beauty of the day
A million darkened kitchens, a thousand mill lofts gray
Are touched with all the radiance that a sudden sun discloses
For the people hear us singing, bread and roses, bread and roses

As we come marching, marching, we battle too, for men
For they are women's children and we mother them again
Our days shall not be sweated from birth until life closes
Hearts starve as well as bodies, give us bread, but give us roses

As we come marching, marching, un-numbered women dead
Go crying through our singing their ancient call for bread
Small art and love and beauty their trudging spirits knew
Yes, it is bread we. fight for, but we fight for roses, too

As we go marching, marching, we bring the greater days
The rising of the women means the rising of the race
No more the drudge and idler, ten that toil where one reposes
But a sharing of life's glories, bread and roses, bread and roses

 

 

빵과 장미

                                       제임스 오펜하임

 

환한 아름다운 대낮에 행진, 행진을 하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컴컴한 부엌과 쟂빛 공장 다락이
갑작스런 태양이 드러낸 광채를 받았네.
사람들이 우리가 노래하는 “빵과 장미를, 빵과 장미를”을 들었기 때문에.

우리들이 행진하고 또 행진할 때 남성을 위해서도 싸우네.
남성은 여성의 자식이고, 우린 그들을 다시 돌본다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린 착취당하지 말아야만 하는데,
마음과 몸이 모두 굶주리네: 빵을 달라, 장미를 달라.

우리가 행진하고 행진할 때 수많은 여성이 죽어갔네.
그 옛날 빵을 달라던 여성들의 노래로 울부짖으며,
고된 노동을 하는 여성의 영혼은 예술과 사랑과 아름다움을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 우리는 빵을 위해 싸우지. 또 장미를 위해 싸우기도 하지.
우리가 행진을 계속하기에 위대한 날들이 온다네. 
여성이 떨쳐 일어서면 인류가 떨쳐 일어서는 것.
한 사람의 안락을 위해 열 사람이 혹사당하는 고된 노동과 게으름이 더 이상 없네.
반면에 삶의 영광을 함께 나누네: 빵과 장미를 빵과 장미를 함께 나누네.

(번역본: 류은숙 저서 『인권을 외치다』 중 - 진영종(성공회대 영어학과) 교수의 번역을 수정해 옮겼다고 밝힘.)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인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