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사이드 처벌 강화 법안 서명하며
여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통념 드러내

©Sebastián Piñera facebook 캡쳐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 ©Sebastián Piñera 페이스북

칠레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페미사이드(여성살해·femicide)’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에 서명하는 자리에서 여성폭력의 원인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AFP는 피녜라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 시간) 모네다 궁전에서 부인 세실리아 모렐과 여성부 장관 이사벨 플라를 대동하고 가브리엘라법(Gabriela's Law)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가브리엘라법은 2008년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된 여성 가브리엘라 알카이노(Gabriela Alcaino)의 이름을 딴 법으로 여성을 살해 했을 경우 최대 40년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법이다.  기존 법은 최대 15년형에 그쳤다. 또 피해 여성이 결혼을 했거나 동거 중일 때만 살인죄로 처벌 됐으나 법의 범위를 넓혀 피해 여성이 가해 남성과 결혼을 하지 않았을 때에도 법이 적용된다. 임신한 여성이나 장애인 여성을 살해했을 경우도 포함된다.

문제는 이 자리에서 피녜라 대통령이 “가끔은 가해 남성의 욕망 때문만이 아니라 피해 여성의 포지션 때문에 일어나기도 한다”고 발언하며 페미사이드 등 여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드러낸 것이다.

피녜라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학대자들을 처벌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런 일은 칠레 사회에서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 사회는 피해자들을 도우고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확신을 심어 줄 것이다“고 말했다.

피녜라 대통령의 발언에 칠레 여성들의 강력한 비판이 이어졌다. 칠레 여성단체 성희롱 적발단(Observatory Against Harassment) 회원은 “여성 폭력에 반대하는 법안을 만들면서 피해자를 탓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며 "피해자에 대한 폭력이며 여성을 모독하는 무지를 보여준다”며 고 비판했다.

그러자 피녜라 대통령은 “나의 논점은 명확하다. 여성을 향한 어떤 폭력이나 학대도 절대 허용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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