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인숙 정의당 여성안전특별위원장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도전장
33년간 진보정치 한 길
노동존중·성평등·지속가능 먹거리
내 삶을 존엄하게 5대 입법 플랜
'82년생 김지영법' 제정하고파

2월 27일 박인숙 전 민주노총 여성위원장은 질문중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웃으며 대답을 하고있다. ⓒ홍수형 기자
박인숙 여성안전특별위원장은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처럼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의원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홍수형 기자

박인숙(56) 정의당 여성안전특별위원장이 비례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20대부터 노동운동에 투신한 그는 지난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초기에 합류, 최고위원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현실 정치에 입문했다. 33년간 진보 정치 한 길을 걸은 박 예비후보는 이제 ‘모난 돌’이 되어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처럼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의원이 되고 싶습니다.” 

박 예비후보는 “정치는 상상한 만큼 가능성을 만들 수 있는 매력적인 일”이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를 ‘상상의 예술’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러면서 “더 많은 2030 여성들이 이 상상의 예술에 함께 하길 바란다”며 “선배로서 그 구름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노동존중’, ‘성평등’, ‘지속 가능 먹거리’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세 단어가 제 삶 자체입니다. 저는 1986년도 11월부터 노동운동을 시작했고, 18년 가까이 운동하며 여성 노동자로서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문제는 과제로 남았습니다. 저는 노동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성별 불평등과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 연장선상에서 저는 정당 활동을 할 때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여성위원장 등 항상 여성 관련 직책을 맡았습니다. 또한 저는 아이들의 친환경 무상급식을 확보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33년 굵직하게 진보 정치를 했고 그 과정에서 여성운동을 꾸준히 했습니다. 의제로는 먹거리 운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고민했습니다. 이 세 가지 키워드는 ‘내 삶을 존엄하게’ 만들기 위함인데 저는 이 키워드를 국회 연단에 올려 해결해보고 싶습니다.”

2월 27일 박인숙 전 민주노총 여성위원장은 옛적부터 일을 잘하고 일을 사랑한다며 말했다. ⓒ홍수형 기자
박인숙 예비후보는 일을 잘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일잘'(일을 잘한다)이라는 쓴 네임카드를 왼쪽 가슴에 달고 다닌다. ⓒ홍수형 기자

-‘내 삶을 존엄하게 5대 입법 플랜’이라는 선거 공략이 인상적입니다.

“정책은 ‘내 삶이 어떻게 존엄하게 만들 것인가’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의미를 붙였습니다. 그중 ‘82년생 김지영법’은 국가성평등시스템을 혁신하고 싶어 공약으로 냈습니다. 21대 국회의 역할은 성평등과 관련해 시스템 혁신을 1차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 속에서 ‘차별금지법’의 문제, 낙태죄 헌법불합치 이후 대체 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현재 정부는 여성들의 경력단절 이후의 삶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력단절’이 아닌 ‘고용 단절’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습니다. 또한 사후대책 중심이 아닌 사전에 고용 단절이 되지 않을 정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채용되지 않는 사회 문화와 아이를 낳으면 시작되는 여성의 독박 육아를 막기 위해 고안했습니다.”

-특히 여성 이슈에 관심이 많습니다.

“노동운동을 하면서 현장에서 여성의 부당함에 대해 뼈저리게 느낀 사건이 있습니다. 저는 20대 초반부터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하며 기획부터 총괄까지 도맡아서 했습니다. 당시에는 여성 노동자들이 많은 곳에는 잦은 해고와 폐업이 잇따랐습니다. 저도 해고노동자였고 여성이 아무리 역량이 있어도 실무를 총괄하는 역할만 할 뿐 리더십을 가질 수 있는 자리까지는 못 갔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민주노총에서 여성 할당제를 도입했고 스태프들이 임원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때 같이 노조운동을 하던 남성들이 있었는데 제가 부본부장이 되는 것을 굉장히 꺼렸습니다. 여성으로서 의사결정을 책임지는 위치에 가려니 반발이 심했습니다. 그때 먼 곳이 아닌 우리 조직 내에서도 유리천장의 존재를 느끼며 남성 중심적인 조직·사회 문화에 문제의식을 가지게 됐습니다.”

2월 27일 서울 서대문역 여성신문에서 박인숙 전 민주노총 여성위원장은 앞으로의 또렷한 계획에 대해 당차게 말했다. ⓒ홍수형 기자
박인숙 예비후보. ⓒ홍수형 기자

-최종 목표는 무엇입니까?

“인천 계양구는 제게 마중물 같은 지역입니다. 풀뿌리처럼 정치를 계속하게 하고 뿌리박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이번에 비례대표에 당선되면 저는 계양에서 갈고 닦았기 때문에 지역구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구가 중요한 이유는 현재 국회 내 비례대표는 47석만 있기 때문입니다. 비례로만 여성 비율을 높일 수 없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동수 정치로 가는 것인데 현재 국회 내 여성 의원은 17%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역을 돌파해야 여성의 정치 대표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저는 제가 속한 정의당을 소수정당이 아닌 집권 정당이 될 수 있도록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개방형 경선제

정의당은 진보정당 처음으로 비례대표 후보자를 개방형 경선으로 뽑는다. 당원 뿐 아니라 일반 사람에게도 투표권이 주어지면서 약 12만명이 선거인단에 참여한다. 3월1일부터 4일까지 온라인 투표, 5일에 현장 투표가 진행되고 6일 ARS 모바일 투표 이후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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