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 등 여성 27명 피해 드러나
도밍고, 의혹 부인하다 뒤늦게 사과
유럽 무대들도 출연 여부 고민

ⓒ뉴시스·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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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휩싸인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79)가 고국인 스페인 오페라 무대에서 퇴출됐다.

스페인 문화부는 오는 5월 국립 사르수엘라 극장에서 열리는 ‘루이사 페르난다’에 도밍고의 출연을 취소한다고 2월 26일(현지 시간) 밝혔다.

스페인 문화부는 “플라시도 도밍고가 저지른 행위의 심각성과 그에 따른 책임을 느낀다는 도밍고의 사과 발표에 따라 문화부와 국립공연음악예술협회(INAEM)는 피해 여성들과의 연대를 표명하는 한편, 도밍고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8월 도밍고의 수십 건의 성폭력 의혹이 쏟아진 이후에도 스페인을 포함한 유럽 무대에서는 무죄 추정원칙을 들어 도밍고의 출연을 막지 않았었다. 지난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라 스칼라 극장 등 다수의 유럽 공연에 올라 박수를 받았던 도밍고가 앞으로 유럽 무대에서 전과 같이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유럽 무대들의 다음 선택에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도밍고의 성폭력 의혹은 지난해 8월 피해 여성들의 ‘미투’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의혹이 불거진 직후 미국오페라노조가 조사를 진행해왔다. 미국오페라노조는 지난 2월 24일 여성 성악가를 포함한 27명이 그로부터 성희롱 등 부당항 행동을 당했다고 결론 내렸다.

꾸준히 혐의를 부인하던 도밍고는 미국오페라노조의 조사 결과가 나오자, 하루 뒤인 지난 2월 27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도밍고는 “내가 여성들에게 입힌 상처를 미안하게 여긴다는 점을 진심으로 전하고 싶다”고 했다. 또한 “내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누구도 그런 감정(수치심)을 느껴서는 안 된다”라며 “또 다른 사람들이 같은 경험을 하지 않도록 오페라 산업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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