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영화제 찾은 홍상수·김민희
공개 후 기립 박수 받은 '사냥의 시간'도
두 편의 한국 영화가 베를린 영화제를 찾았다. ‘사냥의 시간’이 공개 후 현지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끌어낸 가운데, 경쟁 부문에 진출한 ‘도망친 여자’의 홍상수 감독과 주연 배우 김민희는 수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도망친 여자’가 첫 공개됐다.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과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주인공 감희를 그린 영화다. 홍 감독과 주연 배우 김민희가 7번째로 협업한 작품이며, 서영화, 김새벽, 권해효가 함께 출연했다.
상영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는 홍 감독과 김민희, 서영화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홍 감독은 ‘도망친 여자’에 대해 “촬영을 시작할 때는 구조나 내러티브에 대한 전체적인 아이디어 없이 시작한다”라며 “하고 싶은 몇 개 소재에서 시작하고 그 뒤에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 반응으로부터 무엇이 나오는지를 본다”고 설명했다.
김민희는 “감독님이 써주는 대로 잘 외워서 전달하면 의미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다”며 “의도에서 벗어났을 때는 감독님이 잘 잡아주신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이날 취재진의 질문을 알아듣지 못한 김민희를 위해 홍 감독이 다시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비경쟁 부문인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된 ‘사냥의 시간’은 지난 22일 공개됐다. 연출을 맡은 윤성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제훈, 안재홍, 박정민, 박해수가 이날 포토콜과 기자회견을 소화했다.
전석 매진 판매되며 현지 관심을 모은 ‘사냥의 시간’은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찬사를 받았다. 윤 감독과 배우들은 현장의 반응에 감동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도망친 여자’의 수상 결과는 영화제 마지막 날인 3월 1일 공개될 예정이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어 4번째로 베를린을 찾은 홍 감독이 수상 소식을 알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