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배우, 회사 직원 등
피해 주장 여성 90명 넘어
최대 징역 29년형 가능

전 세계적인 '미투 운동'을 촉발한 미국의 저명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법정을 나서고 있다. 보행이 불편한지 보행기를 밀고 있는 모습이다. ©[뉴욕=AP/뉴시스]
전 세계적인 '미투 운동'을 촉발한 미국의 저명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법정을 나서고 있다. 보행이 불편한지 보행기를 밀고 있는 모습이다. ©뉴욕=AP/뉴시스

 

할리우드 거물 영화 제작자로 미투 운동을 촉발한 하비 와인스타인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재판 내내 무죄를 주장했던 와인스틴 측은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2월 24일 미 뉴욕 맨해튼의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1급 범죄적 성폭행과 3급 강간 등 총 3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혐의 가운데 종신형 선고가 가능한 약탈적(predatory)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평결을 했다. 원고 측은 배심원단이 종신형에 처해질 수도 있는 가장 엄중한 약탈적 성폭행 혐의 2건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법원은 3월 11일 형을 확정하며 향후 재판에서 최고 29년형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와인스타인은 보석 상인인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스물 일곱에 동생과 차린 독립 영화사 미라백스를 설립을 시작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여 놓은 뒤 ‘펄프픽션’ ‘에비에이터’ ‘시카고’ 등의 작품에서 큰 성공을 거둬 영화 제작자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그 뒤 2005년 동생과 함께 와인스타인 컴퍼니를 설립해 할리우드 최고 영화 제작자로 권력을 얻었다.

하지만 2017년 10월 5일 뉴욕타임즈 기사를 통해 그가 수십 년에 걸쳐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파장을 일었다. 뉴욕타임즈는 8명의 여성들의 인터뷰를 통해 약 30년 동안 이뤄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혐의를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신인 배우 였던 애슐리 저드를 호텔로 불러 샤워 가운만 입고 나타난 뒤 마사지를 받거나 자신이 샤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즈는 또 와인스타인이 인턴인 에밀리 네스터를 불러 성관계를 하면 좋은 커리어를 얻도록 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와인스타인은 성적 요구를 거부한 여성의 경우에는 이후 영화 캐스팅에서 제외시켰으며 자신이나 고위자들을 비판할 때는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피해 여성들에게 침묵을 강요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보도가 나가자 와인스타인은 “동료들에게 고통을 준 행동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으며 진지하게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곧 변호사를 통해 “내가 저질렀다는 혐의를 명백하게 부인한다” 라며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와인스타인 변호사측은 일을 하는 도중에 적절치 못한 행동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들의 폭로중의 아주 소수만이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와인스타인에게 피해를 입은 여성들의 미투는 이어졌다. TV 프로덕션 보조원인 미리엄 헤일리는 2006년에 와인스타인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강제로 성폭행을 했다고 밝혔다. 배우 지망생이었던 제시카 만 역시 2013년 한 호텔방에서 와인스타인이 자신을 성폭행 했다고 폭로했다. 안젤리나 졸리는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발했고, 기네스 펠트로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당했다고 밝혔다. 우마 서먼은 와인스타인이 자신을 밀고 성폭행을 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이뿐 만이 아니었다. 루피타 뇽, 코트니 러브,, 케이트 블란쳇, 에바 그린, 카라 델레바인, 로즈 맥고완, 아시아 알젠토 등 90명이 넘는 여성 배우들과 여성 스태프들의 입에서 와인스타인에게 성추행과 성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가 계속 터져 나왔다. 이렇게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사건은 할리우드의 미투 운동을 촉발시켰다.

결국 와인스타인은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해고되고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자격도 박탈당하는 등 할리우드에서 퇴출됐다.

와인스타인은 재판 중인 지금까지도 '"그들은 자신의 영화계 경력을 위해 나와 합의에 의해 관계를 맺었다“며 재판 내내 무죄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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