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부티지지
성정체성 두고 보수층 공격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유력 주자이자 동성애자인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 사우스벤드시장(왼쪽)이 10일(현지시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몇 시간 앞두고 뉴햄프셔 엑서터에서 가진 마지막 유세에서 남편 채스턴(오른쪽)과 함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P/뉴시스.여성신문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유력 주자이자 동성애자인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 사우스벤드시장(왼쪽)이 10일(현지시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몇 시간 앞두고 뉴햄프셔 엑서터에서 가진 마지막 유세에서 남편 채스턴(오른쪽)과 함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P/뉴시스.여성신문

 

피터 부티지지(전 사우스벤드 시장)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성정체성을 공격한 극우 성향의 라디오 진행자 러시 림보의 발언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피터 부티지지는 미국 대선 역사상 최초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힌 후보다. 

16일(현지시간) 부티지지는 CNN에서 “나는 내 남편을 사랑한다. 나는 내 남편에 충실하며, 무대에서 우리는 자주 포옹한다”라며 “러시 림보와 같은 사람들에게 가족의 가치에 대한 설교를 듣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부티지지는 교사 채스턴 글래즈먼과 지난 2018년 결혼했다. 

림보는 앞서 지난 12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쇼인 ‘러시 림보쇼’에서 “(대선 후보 경선 토론에서) 37살의 게이 남성이 진짜 남자인 도널드 트럼프 옆에서 자신의 남편에게 키스하는 모습이 어떻게 보이겠는가”라며 빈정거렸다. 이어 “그들을 둘러싼 대단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아직 게이를 대통령으로 뽑을 준비가 안 돼있다”며 “민주당원들은 속마음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림보는 31년간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러시 림보쇼’를 진행했다. 미국에서 가장 팬층이 두텁고 유명한 극우 성향 방송인이다. 

림보의 발언 이후 부티지지와 경선 중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림보에 대해 “타락한 이 정부의 일부분”이라며 비판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또한 AP통신을 통해 “우리나라가 어딘지 잘못 계산했다. 미국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자격을 박탈하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밝히고 림보가 자유의 메달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림보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지난 4일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자유의 메달은 국가 안보와 세계 평화, 문화 분야에 있어 뚜렷한 공헌을 남긴 미국인에게 수여되며 최고 영예의 상으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조차 림보에 선을 그었다. 그는 한 팟캐스트와의 회견에서 “일부 미국인들이 게이 대통령에 투표하지 않겠지만 나는 그런 그룹에 속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티지지는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최선두에 섰다. 지난 5일 미국 아이오와 코커스 당원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고 11일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26.0%)에 이어 2위(24.4%)를 차지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지난달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1033명 중 78%는 ‘제대로 검증된’ 대선 후보라면 동성애와 상관없이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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