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 인권위원 지낸
미투 운동가이자 장애여성인권활동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출마선언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성신문 홍수형 사진기자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출마선언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성신문 홍수형 사진기자

배복주 정의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저는 인권운동가이고 성폭력 문제를 정면에서 대응하고 맞서 온 미투 운동가이며 장애여성인권활동가”라며 “이제 저는 정의당의 정치인이 돼 ‘다양성의 정치’가 사회에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비례대표 예비후보 경선 출마 선언을 했다.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배 위원장은 “여전히 장애자녀를 둔 부모님은 국회로 달려와 ‘가족이 아닌 국가가 책임지는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외친다”며 “장애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자책하지 않고 죽음을 선택하지 않으며 ‘내가 아니어도 내 자녀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것이 진보정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의당은 진보정치를 지향하고 있고 이번 총선에서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정의당의 지향과 시도를 지지하며 함께 하고 싶다. ‘다양성의 정치’가 정의당과 함께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배 위원장은 “우리 정치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는 문제를 진지하게 경청해야 한다”며 “왜냐하면 한 사람에게는 일상의 문제가 가장 ‘절실한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 살이 되던 해에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장애를 갖게 됐다는 그는 “어릴 때부터 사회의 룰을 알게 됐다”며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반장이 될 수 없는지 따져 물어보지 못했다. 이제 구조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구조가 무엇인지를 토론해야 변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배 위원장은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20년 넘게 장애여성인권운동 활동가로 살아왔다”며 “특히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활동과 성폭력사건공대위 활동현장에서 만난 성폭력 피해자들의 경험들이 내가 경험했던 성폭력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가 재생산되는 상황이 바로 ‘미투 운동’으로 연결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 위원장은 “사회에서 말하는 ‘정상성’을 구분하는 기준을 무엇일까”라고 의문을 던지며 “정상의 기준에 의해서 만들어진 제도로 인해 어색하고 불편한 옷을 입고 있던 사람들이 이제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사람에게 맞는 기준으로 ‘다양하게 옷을 제작’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 저의 활동경험을 바탕으로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싶다. 이러한 이유로 의회정치에 도전한다”고 다짐했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출마선언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성신문 홍수형 사진기자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출마선언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성신문 홍수형 사진기자

또한 “저는 지난 2년 동안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며 “국가기관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차별, 노동현장에서의 비정규직 차별, 성소수자들이 겪는 혐오와 차별, 조직 내에서 여성들이 경험하는 성희롱과 성차별 등 다양한 사안들을 권고하거나 의견표명의 결정을 하는데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는 동정과 시혜의 대상이 아니다. 장애인이 실패하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 사회가 보장돼야 한다”며 “‘불평등’은 개인의 능력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평등한 사회구조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인권’은 타협과 협상의 언어가 아니다. 국가가 모든 사람에게 보장해야 할 절대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앞서 배 위원장은 지난 10일 정의당에 입당했다.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장애여성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장애인이면서도 여성이 겪는 성폭력의 참담함을 온몸으로 헤쳐오신 성폭력 추방을 위해서 정의당을 대표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한민국 사회에서 소외된 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해서 성폭력 추방을 위해서 큰 역할 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소개했다.

한편 배복주 위원장은 장애여성공감 대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공동대표, 국가인권위 인권위원을 역임하는 등 성폭력피해자 지원 및 여성폭력방지정책 마련에 공헌해왔다. 또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부하직원 성폭력 사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인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에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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