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위 위원장
21대 총선 비례대표 출마선언
다양성·인권 문제 관심 많아…
‘탈 시설화 정책’으로
장애 차별 인식 바꾸고 싶어

4일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별위원장은 서울 여성신문에서 인터뷰하고있다. ⓒ여성신문 홍수형 사진기자
4일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별위원장은 서울 여성신문에서 인터뷰하고있다. ⓒ여성신문 홍수형 사진기자

“정치라는 것은 굉장히 오랫동안 남성의 일, 남성중에서도 잘 살고 사회의 기득권층에 가까운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 이해돼 왔습니다. 저는 그것이 아니라 ‘내가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가진 청년 여성이라면 ‘저렇게 정치에 도전하면 되겠구나’하는 선례를 남기고 싶습니다.”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위 위원장(33)은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감독·유튜버·작가·정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 살 어린 발달장애를 가진 동생이 있는 장 위원장은 그의 동생을 ‘탈 시설화’(장애인 시설이 아닌 지역 사회로 나오는 것)할 수 있도록 조력했다. 그러면서 ‘어른이 되면’이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장애를 가진 제 동생이 비장애인들과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삶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그동안은 시민이자 창작자로서 표현하고 행동했다면, 최근에는 정의당에 입당해 직접 자신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이번 총선에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다.

장애를 가진 동생과 살아가기 위해 많은 결심과 노력을 했을 것 같다
“한두 가지 차별 경험으로는 얘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웃음) 총체적으로 제가 세상을 만나는 방식 자체가 ‘나는 나의 장애 형제를 지켜야 하는 여성’, ‘여성이기 때문에 그 역할이 강조되는 누군가’라고 생각하며 성장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장애 돌봄을 사회 전체가 짊어지는 것보다는 가족의 일로만 치부되는 것도 있고, 가족 돌봄 영역 내에서도 그 역할이 공평하게 분담되는 것도 아닙니다. 주로 여성인 ‘어머니’, ‘여자 형제’에게 돌아가는데 저는 딸만 셋인 집안의 둘째 딸로서 어머니 도와 자연스럽게 제 동생을 돌봤습니다. 하나 재미있는 것은 한국에서 누군가를 지키는 역할은 ‘남성적인 것’이라고 얘기되곤 합니다. 제가 누군가를 지킬 수 있는 역할을 하려면 ‘남자애 같다’는 말을 들었던 경험들이 계속해서 생각에 남는 것 같습니다.”

‘비장애인’이 주류인 현재 사회에서 가장 먼저 바뀌었으면 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기에 지금의 사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기에 참 좋지 않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는 장애야’라고 생각하는 것을 ‘사실은 장애가 아니라 차별이야’라고 말할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인식의 전환을 사람들에게만 맡기는 것은 태평한 일입니다. 실제로 정치가 정책과 제도로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탈 시설 정책’을 정확히 수립한다거나 단순히 물리적 통합이 아니라 그 안에서 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의 통합교육을 하는 것들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일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별위원장은 서울 여성신문에서 인터뷰하고있다. ⓒ여성신문 홍수형 사진기자
4일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별위원장은 서울 여성신문에서 인터뷰하고있다. ⓒ여성신문 홍수형 사진기자

다양성과 인권 문제가 관심이 많은데, 최근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이슈는 무엇인가요
“우리가 살아갈 때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낯선 것들에 대해서는 모르기 때문에 무지로부터 오는 두려움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다양성이라고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되게 많은 혐오의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장애는 어느 정도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 문제를 개선하고 없애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서 여성인권, 트랜스젠더 인권에 대해 얘기를 하면 굉장히 낯설어하고 그것이 오히려 소수자의 권리 위해 다수 억압한다는 역차별로 얘기를 합니다. 이렇게 소수자들을 억압·배척하기를 원한다고 스스럼없이 목소리 내는 사람들의 현상을 ‘우리가 어떻게 돌파해나가야 할까’하는 것이 저의 최근의 관심사입니다.”

결정적으로 정치에 관심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일상과 정치가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최근 몇 년동안 계속 의식하면서 기존의 정치가 사회의 변화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장애인권·여성인권 등은 어떤 다른 가치 아래 혹은 부차적인 것으로만 여기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다음 세대인 우리들은 다양성 시대에 살아가고 있어 문제에 대해 위계를 나누기보다 어떻게 존중하고 싸우지 않고 해결할지를 고민합니다. 하지만 다수결로 진행되는 20대 국회에서 20대인 정치인은 단 한 명도 없었고, 30대는 1%뿐인 상황입니다. 변화를 위해서는 누구라도 빨리 다음 세대의 정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장애인의 비장애 형제이자 청년·여성·비정규직 등으로 중첩된 정체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가지고 정치 무대로 올라 저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치를 하게 됐습니다.” 
 
장혜영에게 ‘청년 정치’란 무엇일까요
“지금의 기득권 정치가 해내지 못한 일을 하는 ‘좋은 정치’입니다. 청년 정치의 가능성은  ‘공고히 유지된 기득권 정치에 균열을 낼 수 있는 것이 누구일 것인가’에 ‘그것은 청년 일수 있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청년에게는 어떤 종류의 현실 권력이 주어져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촘촘한 기득권으로부터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말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또한 사람들의 삶과 정치가 좀 더 가까워지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것이 청년 정치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앞으로 4.15 선거까지 명확한 시간표가 있습니다. 저는 제 삶들을 포개서 사람들에게 시민을 대변하는 좋은 정치인이 되겠다고 선언한 상태입니다. 저와 뜻을 함께하는 청년 여성 정치인들이 국회의원이 사회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분 좋은 기대를 갖게 만드는 그런 캠페인을 갖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선이라는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은 제 뒤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 길을 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개터뷰] "문제는 장애가 아니라 차별이야!" 영화감독-유튜버-청년 정치인 장혜영 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4MM7I7of6FY&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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